우편물의 지각배달 등 우편배달 사고로 낭패 당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며칠전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안양사무소의 정기총회 모임을 알리는 우편물이 터무니없이 늦게 배달돼 모임 자체가 무산된 기막힌 일이 벌어진 것도 우리 나라 우정업무가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아마추어무선연맹측이 총회 일정을 감안, 4일전에 우편물을 안양우체국에 접수시켰으나 총회날짜가 5일이나 지나서야 배달된 것은 3일간 결근한 집배원 담당구역에 인력을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와 비슷한 우편배달사고는 고양에서도 있었다. 2000년말 일산구청이 보낸 자동차세 고지서의 반송사태로 4천여명이 체납자로 몰리기도 했다.
우편물 배달의 생명은 신속성과 정확성이다. 상품권 등 금품이 없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고지서나 계약관련 문서 청첩장 행사초청장 등이 지각도착하는 바람에 낭패를 당하거나 손해를 입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우편당국은 국내 보통우편의 정상배달률이 95%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체감으로는 그보다 훨씬 밑돈다. 당국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다 해도 나머지 5%의 중요성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통신수단이 계속 개발되고 실용화되고 있지만 우편통신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화기 하나로 전국 구석구석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와도 즉시 통화를 할 수 있고 팩시밀리로 문서전달이 가능해진 오늘날에도 우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우정업무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같이 선진 사회화하는 과정에서 우편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우리 나라의 우정행정은 전기통신분야의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왔다. 매년 15% 이상씩 우편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편물을 신속하게 접수-분류-배달하는 조직과 인원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우편물이 폭주하는 연말 연시는 예외로 치더라도 10만㎢ 밖에 되지 않는 좁은 나라에서 우편물 배달이 며칠씩 소요되는 적체현상으로 이용자들의 불만도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이제 우편통신이 국민을 위한 친근한 국가의 서비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인력증원과 장비보강 등 우편업무의 현대화에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또 장기대책으로는 우편사업에 기업경영방식을 과감히 도입해 서비스를 철저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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