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우리가 지킨다’-부천 환경사랑보존회

맑은 공기가 있는 깨끗한 동네 만들기에 팔을 걷어 붙인 사람들이 있다.

삼신교통 환경사랑보존회(회장 김두수).

이들 회원에게 붙여진 별명은 다름아닌 ‘움직이는 환경지킴이’.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 삼신교통 소속 운전기사 50여명으로 구성된 환경사랑보존회가 창립된 때는 지난 95년 7월.

지금, 이들이 모는 택시에는 ‘자연생태박물관’, ‘환경도시 부천’ 등 각종 환경보호 켐페인 문구가 부착돼 있다.

이런 택시를 몰고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이들은 매연을 뿜어내는 차량들과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업체들을 적발,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운전석 옆에는 항상 카메라와 함께 ▲차량 매연 ▲불법소각 ▲폐수방류 ▲분진발생 등 10개 종류의 환경오염 행위가 적혀있는 ‘불법행위적발보고서’용지가 있다.

지난달 17일 오후 1시5분께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 그린타운앞 상가앞에서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지나던 경기5루 ×18 × 승합차량.

당시 손님을 태우고 이 앞을 지나던 이 단체 회원인 허길씨는 카메라로 매연 차량을 촬영, 빠져나가지 못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뒤 적발보고서를 작성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다.

이들 회원이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매연 차량 적발 건수는 한달 평균 70∼80건.

시청은 적발보고서를 접수하는 즉시, 차량 소지자에게 매연 사실을 통보한뒤 시가 지정하는 매연 측정소에 점검을 하도록 하고 기준치를 초과할시에는 의무적으로 정비토록 하고 있다.

특히 이들 회원을 통해 단속 근거도 확보하는 등 사안에 따라 강력한 행정조치도 내리고 있다.

이와관련, 부천시청 환경위생과 자동차 매연 담당 관계자는 “삼신교통 환경사랑보존회원들은 일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며 “특히 이들을 통해 적발되는 매연 차량과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은 인력이 부족한 행정기관의 단속 업무 수행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 활동하는 일반 환경감시원과 비교할때 일하면서 환경 감시도 하는 이들은 직업의 특성을 살린 환경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earthcrean.com.ne.kr)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행사 자료, 게시판, 환경이야기란 등을 통해 네티즌들에게도 이 단체가 하는 일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자신들이 운행하는 택시에 대해 한달에 3∼4차례씩 매연 측정을 해 먼저 모범을 보이는 이들은 시나 구청에서 매연 단속을 실시할시 함께 단속도 나간다.

그래서 이들은 인천지방환경관리청장이 발급한 ‘명예환경감시원증’, 부천시장이 발급한 ‘명예환경통신원’등 여러 종류의 신분증이 있다.

적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차 트렁크에 쓰레기봉투와 청소도구를 싣고 다니면서 거리가 지저분하면 손수 청소도 한다.

먹는 물 아껴쓰기 켐페인도 하고 매년 200만원 가량의 자비를 들여 원미산에 꿩을 100∼200마리씩 방생하는 등 야생 조류·동물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사랑보존회가 올 한해동안 주력할 사업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 하천 정비 사업이 끝난 굴포천에 식목일을 전후, 나무심기를 하고 학생들에게 자연생태탐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두수 회장은 “당신들이 뭔데 단속을 하냐며 항의할때면 힘들기도 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활동하기도 쉬어졌고 가끔 격려라도 들으면 나름대로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최인진·강영백기자 ijchoi@kgib.co.kr

<김두수 환경사랑보존회장 인터뷰>

김두수 삼신교통 환경사랑보존회장(57)

-매연 차량을 적발하면서 불미스런 일도 겪을텐데 굳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우리 주위의 공해요인을 추방하고 감시활동 및 정화운동에도 몸소 참여하는 체계적인 환경운동을 하고 싶었다. 다행히 사내에 환경과 관련된 봉사단체가 있고 또 지금 뜻을 같이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

-꿩 방생 등 돈이 들어가는 사업도 있는데 단체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

▲회사측과 노조측에서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있으나 사실상 부족하다. 특히 이 단체가 창립된 다음해인 지난 96년부터 꿩을 방생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한번 꿩을 방생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만원부터 많게는 300만원이나 된다. 돈이 부족하면 그때 그때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불만은

없다.

-이외에 구상중인 또 다른 사업이 있다면.

▲갯벌내 오염물질 청소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병행해 예산이 확보된다면 학생들에게 갯벌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갯벌 생태 탐사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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