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광명아파트 노인들 힘으로 경로당 건립

60∼80세 노인들이 폐지와 공병 등을 팔아 적립한 기금과 자신들의 노동력으로 경로당을 건립,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시 남구 주안5동 광명4차아파트 관리소장 주이로씨(70)를 비롯한 조중환 전 회장(80)과 김의봉 총무(74·여) 등 노인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1일 회원 50여명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파트 경로당 개소식을 가졌다. 착공 5년만의 감격적인 행사였다.

이 경로당은 지난 92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부임한 주이로씨(70) 주도하에 몇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당시 주 소장은 동네 노인들이 마땅히 쉴 만한 공간이 없어 배회하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었던 이 아파트는 주택개발촉진법에 따라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없는데다 거주 세대가 서민층이어서 경로당 건축비용을 자체 충당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이에 주소장은 조중환 전 회장(80)과 김의봉 총무(74·여) 등과 함께 스스로 경로당을 짓기로 하고 지난 98년부터 공병과 폐지수집 등 공동근로 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에는 광명4차아파트 뿐만아니라 인근 노인들까지 가세, 당초 회원 20여명에서 51명으로 늘면서 수입금 또한 늘기 시작했다.

마침내 98년 터파기와 기둥을 세워 15평 규모의 1층 조립식 가건물을 완성했고, 이번에 2층까지 올려 경로당을 개소했다.

청년들도 하기 힘든 일을 노인들의 단결력으로 이뤄낸 것이다.

경로당이 건립되기 까지는 주위의 도움도 뒤따랐다. 회원 조성휘씨(2000년 작고)는 경로당 부지와 맞붙은 사유지 5평을 선뜻 시사해 대지가 15평으로 늘어났다.

주민들도 TV와 냉장도 등을 지원해 줬고, 주안5동장과 파출소장은 철거 직전의 고속도로 현장사무소 조립식 패널을 벽체와 지붕재료로 사용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주 소장은 “경로당 건립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노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정부에서도 현행 주택개발촉진법을 개정해 저층 서민아파트에도 노인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말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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