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경기 준비사항 중 방역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식중독과 장티푸스 등의 전염병들이 대부분 월드컵경기가 열리는 5∼6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식중독 사고는 6월에, 말라리아 환자는 5∼6월에 발생했다. 장티푸스 환자도 4∼6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례가 있다. 2군 전염병인 유행성 이하선염도 4∼6월
사이에 발생했던 사실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전염병 발생이나 식중독 사고뿐만이 아니다.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피해는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한다. 한 해 무려 3억3천만달러에 달했던 돼지고기의 대일본 수출이 구제역이 발생한 2000년 3월 이후에는 전면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이후 국내 소비부진까지 겹쳐 돼지값이 폭락한 점을 감안하면 양돈 농가의 피해만도 연간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월드컵 축구경기를 비롯해 부산아시안게임 등 올해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동·식물 검역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월드컵에 참여하는 32개국 중 영국·러시아·중국 등 14개국이, 부산아시안게임 참가국 중에서도 10개국이 구제역 발생국임을 방역대책에 반영해야 한다.
월드컵을 대비한 전염병예방 대책으로 인천시의 경우 3월부터 오는 7월까지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과 인천지방경찰청, 월드컵조직위 인천운영본부 등과 함께 식음료 안전성 검정 및 역학조사반을 가동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농림부 등 방역당국에서도 동·식물 및 축산물 검역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각별히 유념해야할 것은 우리 나라의 구제역 발생원인이 여행객의 불법 휴대 축산물 등으로 추정되고 있는 점이다. 문제는 통관과정에서 무리하게 검역을 추진했다가는 자칫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킬 염려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구제역 검역계획을 외국에 홍보해야 한다.
수십만명의 외국인이 입국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제공항과 항구가 있는 인천은 특히 방역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방역에 차질없기를 기대하여 마지 않는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인력과 장비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방역지원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국의 방역과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 식음료 급식공급업체 및 음식점 등에서 먼저 솔선하여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방역요원이라는 의식을 실천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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