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해야 할 일

얼마전 끝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오노에게 금메달을 도둑맞은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제이르노라는 토크쇼 진행자는 김 선수를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고 일부 미국인들은 그의 말에 박수를 치며 목젖이 보이도록 웃음으로 재껴댔다.

최근에는 철강수출에 3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태도까지 서슴없이 보이고 있다.

한국민의 가슴속에서는 지금 반미감정이 용솟음치고 있다.

햄버거와 피자세대로 지칭되는 젊은층에서는 미 브랜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미군기지 반환을 외치는 시민단체는 조건없는 반환을 위한 조례제정 움직임을 강력히 펼치고 있다.

수십년동안 도시발전에 막대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군부대에 인근 상인들까지 ‘GO HOME’이란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네들의 꿈쩍도 하지않는 태도가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지만 모르쇠로 점철된 모습은 분명코 변해야 한다는 시대적 여론을 피하기는 어려울듯 싶다.

이런 가운데 미군이 한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안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오는 5월1일부터 3일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사상 최초로 도민 체육대회가 열린다.

31개 시·군 체육인들은 물론 각계 인사가 의정부 등지를 방문한다.

이러면서 주경기장으로 향하는 교통문제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해결키 위한 방안으로 미군부대를 관통하는 도로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이같은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군측은 경기북부 주민들이 ‘빠르고 좋은 길이 있는데 왜 미군은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 전에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 한국민에게 다가서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이마저도 저버린다면 한국민의 가슴속에서는 미국은 동반자가 아니라는 극단적인 의식이 모락모락 자랄수도 있기 때문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미군의 현명함을 기대해 본다./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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