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8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운동장에서 제50회 대통령배 전국남녀 축구대회 10조 예선인 단국대-전남과학대의 경기가 있었다. 후반전에서 태클을 걸다가 다친 전남과학대의 공격수 백석주 선수가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극심한 고통에 눈도 뜨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린 백선수는 중앙대 용산병원에서 임시치료를 받았는데 금이 간 복사뼈는 쉽게 나을 것 같지 않다고 의료진은 진단했다.
대통령배 축구는 한국 대표 선수들을 충원해내는 수원지이다. 성인 아마축구 최고의 무대다. 하지만 경기를 치러야 할 운동장은 콘크리트바닥처럼 딱딱한 효창운동장이나 맨땅 뿐이다. 미끄러지면 허벅지에 손바닥만한 생채기가 나고, 달리다 급히 멈춰 서면 발목이 꺾인다. 하루 전인 7일(현지시각) 스페인 특급휴양지의 한국 축구 대표팀 숙소인 하이엇 리젠시 라망가 리조트. 하루 숙박비가 방 1개당 350달러(45만5천원)에 이르는 최고급 호텔이다. 13일 튀니지와의 평가전 때 대표팀은 3만5천달러짜리 전세기로 이동했다. 튀니즈와의 평가전에서 경기내내 답답한 플레이를 펼쳐 결국 0대 0 무승부로 끝내 실망을 줬지만 독일 원정 때는 비즈니스 좌석을 배정 받는다. 이달 28일 끝나는 대표팀 전지훈련에 들어가는 기본경비는 7억∼8억원선이다. 모든 게 최고급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지불하는 돈은 또 얼마인가. 1년6개월 계약금이 자그마치 10억원이 넘는다. 기왕 영입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는 있지만, 한국대표팀 감독을 굳이 외국인에게 맡긴 것은 사대주의적으로 잘한 일은 아니다. 히딩크감독에게 주는 막대한 돈이 국민이 낸 세금임을 생각하면, 아깝다.
대표선수들에게 베푸는 최고·최상의 대우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그야말로 대표선수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잖는가. 다만 대표팀에 들어가는 돈을 조금 아끼면 효창운동장 인조잔디를 새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한국축구의 외화내빈, 그렇다.똑같은 한국축구인데 돈 씀씀이가 너무 차이 나 좀 뭣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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