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대형전광판에 대기오염 정도를 표시하는 대기오염지수라는 것을 보게된다. ‘기준치의 1.5배’ ‘기준치 이하’등으로 표시돼 대기의 오염정도를 수치로서 쉽게 분간할 수 있다. 담배 피우는 것을 대기오염 안전기준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무려 안전기준을 490배나 초과하는 수치가 나온다. 담배가 인체에 주는 피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담배연기 속에는 4천여종의 유독물질 및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인체로 흡입되는 주요 유해물질은 유독성이 아주 강한 것들이다. 비소는 개미살충제로, 암모니아는 세척제로, 부탄은 점화액으로, 청산가리는 쥐약의 용도로 쓰이며 일산화탄소는 차 배기가스에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일차적으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장기 그리고 조직들의 조기 노화를 일으켜 수명을 단축시키고, 암 등 각종 성인병, 피부노화, 정력감퇴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육체적인 손실외에 정신건강상으로도 의존증이 발생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신과에서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을 마약중독 환자로 분류하여 치료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여성과 청소년 흡연인구 증가에 따라 청소년과 여성, 특히 임산부의 흡연이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아주대학교 임학역학센터 조남한 교수가 2000년 5월부터 1년간 수원지역 12∼18세 청소년 32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이 청소년의 정상성장을 둔화시키고 뼈의 골밀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비흡연 청소년들은 1년간 키가 평균 4.6cm 성장한데 비해 흡연 청소년들은 평균 3cm 성장에 그쳤고, 초음파 골밀도 검사로 팔목부분의 뼈 밀도를 측정한 결과 비흡연청소년들이 63.4, 흡연청소년들이 이보다 훨씬 적은 36.3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기의 흡연이 정상적인 성장을 둔화시킬만큼 유해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흡연은 여성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안겨준다. 폐경기를 2년 정도 앞당기며, 골다공증도 조기에 발생시킨다. 특히 임산부의 흡연은 태아의 혈액속의 저산소증으로 정신발달 장애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남자아이의 경우 행동장애, 여자아이는 약물남용과 같은 정신적 장래를 가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유를 먹이는 여성의 흡연도 금물이다. 모유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양은 수유부의 흡연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담배연기는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주류연과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으로 나뉜다. 간접흡연은 부류연이 85%이고 주류연이 15%를 차지한다. 이때 부류연의 독성화학물질은 주류연보다 높고 담배연기 입자가 작아서 폐의 더 깊은 부분에 침착될 수 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청소년은 천식위험이 높아지고, 흡연자의 배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이 30%, 심장병은 50% 더 높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 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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