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도소’

1950년 행형법(行刑法)이 제정될 당시 형무소로 불리웠던 교도소가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1년 행형법을 개정하면서부터다. 형무소와 감옥이라는 말은 일제의 잔악상이 엿보여 거부반응이 많았었다. 용어상으로도 형을 집행한다는 소극적이고 해악적인 면이 앞서고 적극적인 교정이념이 나타나지 않아서 였다.

수감생활을 하면서 인권이 유린된 사건도 발생하곤 하여 ‘지옥이 따로 없다’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자유롭지 못한 신체는 물론 정신적인 고통이 지옥이겠지만 어쨌든 교도소는 국가가 관리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그런데 2004년쯤 기존의 교도소와는 다른 기독교 민영교도소가 문을 연다고 한다. 1995년부터 기독교 민영 교도소 설립을 추진해온 재단법인 ‘아가페’가 지난 12일 법무부 민영교도소 수탁자 선정심사위원회로부터 민영교도소 수탁자로 공식 확정됐다는 것이다.

2001년 7월1일 시행에 들어간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되는 기독교 민영 교도소는 기독교 교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출소를 2년 정도 남겨둔 성인 수형자 500여명을 수용하는 중간구금형 교정시설이다. 오전 5시30분 새벽 찬양모임으로 하루가 시작되며 낮에는 직업훈련, 저녁에는 소그룹 모임을 통해 사회에 적응할 준비를 하게 된다.

주당 40시간의 작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범죄 피해자와 수형자 가족에게 송금되고 나머지는 수형자를 위해 별도로 적립된다고 한다.교도소 건축 및 시설 설비를 위한 초기자금은 아가페에서 조성하지만 운영 경비는 일반 교도소에서 소요되는 예산과 비슷한 규모로 정부 당국이 지급하게 된다. 지금 아가페측은 300억원에 달하는 교도소 건축을 위해 4월중 서울 근교에 부지를 매입, 올해 중반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국민·한빛 등 은행에 기금모금을 위한 계좌와 홈페이지(http://agapeperison.org)도 개설했다. 한 쪽에서는 교도소가 ‘범죄인 양성소’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터에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는 ‘사랑의 교도소’는 재소자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영적·도덕적 구원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갇힌 자를 돌보라”성경의 말씀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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