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도심에서 어이없는 가스폭발사고가 또 일어났다. 인천 부평5동의 3층짜리 다세대 주택 가스폭발은 한마디로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사고였다. 60여명이 다친 부천 가스충전소의 폭발이나, 65명이 부상한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등 대형 가스폭발사고가 잇따랐는데도 다세대 주택에서 부주의로 이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경찰 감식결과 밝혀지겠지만, 사고발생 10분전에 LP가스 판매차량이 다세대 주택에 도착해서 가스통 교환작업을 했다는 목격자의 진술로 보아 교체과정에서 가스관 연결이 잘못돼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경찰은 이와는 별도로 입주 가구 중 일부가 사용하는 도시가스의 누출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지만 어느 경우라도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집계된 피해만 6명 사망에 2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피소로 허가난 반지하층에 들어선 교회에서는 수요예배가 예정돼 있었으나 그전에 사고가 발생,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조그만 안전관리 소홀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지 또 한번 뚜렷하게 보여준 셈이다. 고막을 찢는듯한 굉음과 함께 지은지 2년밖에 안된 3층건물이 순식간에 폭삭 주저앉은 모습에다 반경 100m안의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주차중인 3대의 차량이 건물 더미에 깔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현장은 가스사고가 얼마나 위험하고 위협적인가를 피부로 느끼게 해줬다.
가스는 이제 가정이나 공장·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본 연료다. 서민들의 집 외벽이나 지하와 지상에 각종 가스관이 얽혀 있어 가스속에 둘러싸여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용해서 편리한 만큼 위험성도 커지게 마련인데도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철저한 시설관리와 안전교육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터진 후에야 비로소 각종 대책과 온갖 처방을 마련하느라 법석떠는 것이 우리의 악습이다. 하지만 평소 안전의식을 생활화·습관화하는 것만이 원시적 사고의 재발을 막는다는 점에서 시행중인 LP가스 안전공급계약제를 보완할 필요가 없는지 제도적 개선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15일간 교육 이수 후 시험합격자에 주는 가스관리 자격요건과 배달자의 안전교육강화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