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무엇인가?

민주당 경선이 초반 6개 지역의 투표를 마치고 오는 30일 경남을 고비로 중반전에 접어든다. 이같은 순회경선은 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함인데도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가 들린다. 정계개편을 위해서는 후보로 선출되어도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뜻인지 잘 알 수 없다. 사퇴 용의가 있는 후보를 두고 굳이 애써가며 경선을

한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만약 정계개편이 당론이라면 그같은 당론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어떤 특정인의 생각이 당론일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 괴이한 것은 당의 정체성이다. 민주당의 정강정책은 어디까지나 보수정당을 지향하고 있다. 급진개혁이 보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보수정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이념적 성향을 드러내 보이는 건 객관적 판단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민주당이 과연 보수정당인지 헷갈린다. 정계개편을 전제로 하고, 보수 일탈로 의심되는 개혁을 전제로 하는 경선이라면 당의 정체성은 물론이고 장차 당의 존립마저 의문이다.

경선 과정에서 나도는 음모론 등에 신뢰할 근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감지되는 어떤 급격한 변화의 추이에 대해서는 무관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집권 여당이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그 파장이 크다.

민주당 경선에서 앞으로 누가 되고 안되고 하는 것은 순전히 당내 사정이다. 당 밖에서 누굴 두둔하고 말고 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나 경선 후보자들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 판단은 누구든지 가질 수 있다. 정계개편을 위한 후보사퇴 용의, 당의 정체성 의문 등은 바로 이같은 판단에 속하는 우려다.

김중권 후보의 돌연한 사퇴 역시 석연치 않다. 끝까지 가겠다던 의지가 왜 갑자기 훼절됐는지 이유가 불분명하다. 이제 정동영후보 또한 이미 사퇴한 네 명의 후보처럼 사퇴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잇단 사퇴의 배후가 궁금한데 있다.

경선은 오는 4월20일 부산, 21일 경기에 이어 27일 서울을 마지막으로 42일간에 걸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경선이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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