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HUB)공항’을 추구하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한돌을 맞았다.
개항전 일부 시설 및 시스템의 오작동, 운영 요원들의 숙련 부족 등으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인천공항은 성공적인 개항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개항 이후 말끔한 운영으로 동북아의 허브 공항 기반을 단단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천공항의 숨가빴던 1년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1년간의 운영 성과◇
인천공항은 현재 국내·외 48개 항공사가 전세계의 106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에어홍콩, 에어카자흐스탄, 중국 해남항공, 미국 폴라항공이 신규 취항했으며, 중국의 청뚜, 무한, 쿤밍, 일본의 아키타, 미야자키, 베트남의 하노이 등 6개 신규 노선이 잇따라 개설됐다.
1년동안의 항공기 운항은 모두 11만4천592회, 하루 평균 314회로 김포공항의 전년도 같은기간에 비해 10.9% 늘어났다.
여객 처리는 1천936만9천499명, 하루 평균 5만3천67명으로 김포공항에 비해 4.4%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환승여객은 모두 219만1천377명(일평균 6천4명)으로 환승률 11.5%를 기록했다.
화물은 185만595t, 하루 평균 5천970t으로 김포공항 대비 2.4% 감소했지만 올해들어 3월까지의 실적은 44만403t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8% 늘어났다.
환적화물은 모두 72만2천400t. 하루 평균 1천979t으로 46.6%의 환적률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은 개항 첫 해 홍콩에서 발행하는 Business Traveller지의 세계 베스트 공항 평가에서 5위를 차지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Airport Monitoring 종합 만족도 부문에서도 4위를 차지했으며, 마케팅 분야, 화장실, 건축물 분야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인천공항은 지난 2001년 9개월동안 총 매출액 3천767억원, 영업이익 359억원을 달성했으며, 당기순손실은 1천406억원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은 감가상각 및 이자비용 지급 등에 따른 비용증가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당초 예상액 2천981억원에 비해 51%나 적은 것이다.
◇향후 과제 및 계획◇
인천공항은 순조로운 개항으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인천공항보다 앞서 개항한 쿠알라룸푸르공항, 아테네공항 등 외국의 신공항이 개항초 큰 혼란을 겪었던 것과는 달리 성공적인 개항을 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은 그러나 2단계 확장사업을 비롯해 관세자유지역 및 국제업무단지 개발 등 동북아 물류 중심공항의 구축을 위한 차질없는 2단계 확장사업 추진과 운영능력 제고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고 부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등 대중 교통망 확충, 경비 보안 강화 등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키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고객 서비스 향상 및 공항 운영 전문 기업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통한 공항 운영의 선진화, 열악한 재무상태를 극복키 위한 다양한 수입원의 추가개발과 비용절감 방안마련도 시급하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제3활주로, 탑승동 건설 등 2단계 사업을 오차없이 추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의 입지를 더욱 굳혀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제적인 교통, 물류, 상업 등의 복합 기능을 갖춘 공항 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2005년까지 관세자유지역을 개발하고 2004년께 포화가 예상되는 화물터미널의 시설 용량을 넓히기 위한 공동 화물 터미널의 신축도 추진한다.
공항 시설 뿐만 아니라 배후 지원기능 확충을 위해 국제업무단지, 유휴지 개발 등 주거, 위락 시설 개발도 병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운영능력 제고 등을 통해 운영이 본격화하는 올해 총 매출액 5천300억원, 영업이익 1천184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개항 2차년도인 2002년에는 인천공항을 세계 10대 공항 대열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취항 항공사를 48개에서 52개, 항공기 운항은 12만2천회(하루 평균 335회)로 전년대비 11%, 여객은 총 2천30만명(〃 5만6천명)으로 전년대비 8%, 화물은 199만t(〃 5천460t)으로 전년대비 10% 증대시킬 계획이다.
◇안개와의 전쟁◇
인천공항이 월드컵을 앞두고 ‘안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주변 해역에서 공항 건설전보다 안개가 5배나 더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는등 잦은 해무로 공항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산하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영종도 주변 해역의 해무 발생빈도를 측정한 결과 공항 건설후인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1년간 주변 해역의 안개 발생일수는 47일, 안개 지속시간은 237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평년값인 40시간11분에 비해 무려 5배를 넘는 것으로, 5월에는 안개발생 일수가 평년값보다 6일 더 많았고 11월은 3일, 7월은 2일 많았다.
연구소는 인천공항이라는 대형 시설물의 건설이 대기의 흐름이나 바람, 습도 등 주변 기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같은 변화가 초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에서는 지난해 개항 이후 1년동안 짙은 안개로 인해 모두 153편의 항공기가 김포, 제주공항 등 국내·외 다른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여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5∼6월 두달동안의 항공기 회항은 34편으로 한·일 월드컵 기간동안 안개로 인한 항공기 회항사태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월드컵 대회가 열리기 전에 영국의 한 회사가 제작한 안개 제거장치인 ‘미티어마스터’를 시범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등 안개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다음달 이 장치를 설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면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항공사는 이륙 항공기 시정(視程) 최저치를 현행 200m에서 175m로 낮추고 지상 50피트로 규정된 항공기 착륙 ‘결심고도’제한조항을 폐지, 시정 악화시 이 조항으로 규제를 받았던 항공기의 착륙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또 자국으로부터 시정 200m에서 착륙이 가능한 카테고리-Ⅲ(CAT-Ⅲ) 운항승인을 받고도 인천공항에 같은 등급의 운항승인을 받지않는 바람에 저시정 상황에서 착륙을 못했던 항공기 소속 항공사에 자격 취득을 권고키로 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안개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장기적으로 내년 2·4분기까지 시정 200m 미만에서도 항공기 착륙이 가능한 카테고리-Ⅲb 등급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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