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 소리를 선인들은 송뢰·송운(松韻)·송도(松濤)·송풍(松風) 등으로 표현, 아름다운 음악으로 감상하였다. “솔바람 산골 물이 속된 생각을 씻어준다”라든가 “솔바람 소리 멀리 들려오고 바람비 소리에 학의 꿈이 깨인다 ”, “시냇물 굽이 굽이 돌아서 흐르고 솔바람 소리 끊임없이 들려온다”는 시문을 보면 솔바람 소리를 마음의 때를 씻어주는 명약으로 생각하였다. 솔바람 소리에 매료된 청정(淸淨) 심경이 그대로 담겨 있다.
신라의 화랑들이 한송정에 솔을 심고 깊은 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한 것은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3천명의 화랑들은 각각 한 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소나무의 끝이 하늘을 나는 구름에 이어지고 고선(古仙)은 멀리 가버렸지만 소나무만 남아 울울창창하다”고 읊었다. “소나무 숲은 푸르게 우거지고 솔숲에 노도소리가 깨어진다 ”, “강릉 달밤에 높고 높은 소나무가 푸른 연기 속에 솟아났다”, “솔바람 맑게 나부끼니 옥고리가 흔들린다”라는 시는 흰 모래밭에 이어 길게 숲을 이룬 소나무의 풍치를 그렸다. “달 밝은 한 송정의 밤에 파도는 잔잔하고 경포의 가을은 깊어간다”는 시는 송림과 달빛바다의 조화가 마음을 서늘하게까지 해준다.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약 캐러 산속에 있다”라는 시도 선적(仙的)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말을 소나무 그늘아래 매어놓고 시냇물 소리를 듣는다”라는 것도 소나무 숲에서 마음소리를 다스리는 태도라 하겠다.
소나무를 시목(市木)으로 삼은 수원에는 ‘노송지대’등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이 많다. 만석공원에도 시민들이 기증한 소나무들이 청청하게 호수를 굽어보고 시청, 장안구청, 한일타운 인근에도 소나무들을 많이 심었다.
경기일보 본사 사옥이 있는 송죽동(松竹洞)의 옛 지명은 ‘솔대골’이었다. 송림과 대숲이 우거져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처럼 송죽동에 솔숲과 대숲이 우거지면 백학들이 날아들 것만 같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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