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대회를 두 달 앞두고 있다. 그동안 수원시와 경기도, 그리고 민간단체에서 대회 준비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준비엔 시민의 몫도 있다. ‘친절·질서·청결’ 등 3대 시민운동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수원 월드컵대회는 종국적으로 수원 시민들의 주인의식이 성패를 가름한다. 이제 월드컵을 눈앞에 앞두고 시민의식이 과연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생각해 본다. 솔직히 부끄러운 생각을 갖는다.
3대 시민운동 가운데 청결만 해도 그렇다. 한 길은 한 길대로 골목은 골목대로 쓰레기 투성이다. 멋대로 버린 휴지며 담배꽁초 등은 다반사고 심지어는 비규격 봉투에 담아 버린 쓰레기 뭉치에서 악취가 풍기기도 한다. 이면도로 구석 곳곳에 나붙은 쓰레기 방기에 대한 주민들 경고표시가 시민의식의 실종이 얼마나 심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경고표시판 조차 아랑곳 없이 무단투기된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기 또한 예사다.
출근시간 무렵이면 길거리에서 리어커를 끌며 휴지, 담배꽁초며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월1일부터 수원시 본청, 구청 및 사업소, 동사무소 할 것 없이 시직원 2천여명이 조별로 각기 맡은 노선을 따라 청결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동안 날마다 벌이는 이 작업은 앞으로 월드컵 대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방금 청소하고 지나간 자리에 행인들이 휴지나 담배꽁초를 다시 버리곤 한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시가지 청결은 백년하청과 같다. 시직원들의 조기청소는 물론 월드컵대회 홍보를 겸해 하는 것이지만 시민들에 대해 청결의식을 촉구하는 캠페인이기도 하다. 남들이 버린 것을 줍지는 못할망정 남들이 주운 자리에 쓰레기 감을 우정 버리는 것은 심히 당치않다. 청결은 기초질서에 속하는 것인데도 이것 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는 건 공동체 사회의 거역이다. 시가지 청결은 곧 생활이어야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벌이는 청결운동은 바로 생활화 운동이다. 미숙한 청결의 생활화를 시민의식 속에 성숙시키자는 것이다. 월드컵대회는 그 계기로 삼는 것이지 월드컵 기간만 시가지를 깨끗이 하자는 게 아니다.
쓰레기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람이 각자 조금씩만 주의하면 능히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잘 안되는 것은 의식의 빈곤 탓이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것은 자신의 양심을 아무데나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민의식의 발현이 성숙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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