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도 어떻게 우리 나라가 자동차 생산 세계 5위라고 자랑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기일보가 24일 보도한 자동차 구매자들의 새차에 대한 결함호소와 불만사례를 보면 우리 나라 자동차 생산업자들이 일단 팔기만 하면 그뿐, 어떻게 해서든 아예 고쳐주지 않으려 작정한듯한 그 몰염치성과 비양심적인 온갖 행태에 분격하지 않을 수 없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현대자동차의 테라칸이 출고한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시동이 꺼지는 등 열흘사이에 세차례나 시동이 꺼졌다.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모골이 송연한 일이다. 또 같은 회사의 그랜저 XG도 구매한지 5∼6개월이 안됐는데도 두차례나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사람과 물자를 신속하게 운반하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으로, 달리고 멈추는 것이 자동차의 가장 기본인데, 그게 어떠한 결함으로 시동이 꺼지고 작동하지 못했으니 안전제일을 상품의 생명으로 삼아야 할 승용차로서는 정말 치명적인 결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애프터 서비스센터로 부터 아무 결함도 찾지 못했다는 말만 들어야 했던 구매자들이 현대자동차측에 대책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응답이 없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생명을 싣는 상품을 이렇게 만들어 팔고도 눈 깜짝 안하는 배짱이 놀랍기만 하다. 역시 같은 회사제품인 산타페는 아예 머드커버(흙받이)가 빠진 채 출고돼 애프터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새차에 구멍을 내고 열처리 코팅을 해야 된다는 말에 새차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자동차는 최근 아반떼와 투스카니의 연료탱크에 문제가 생기자 비공개로 ‘몰래 리콜’을 실시, 결함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EF쏘나타(LPG)는 팬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실을 숨기려다 당국에 적발돼 강제 리콜지시를 받았고, 자회사인 기아자동차의 옵티마(LPG)도 비슷한 결함을 숨겨오다 강제 리콜지시를 받아야 했다. 일류 메이커의 체면에 스스로 먹칠을 한 꼴이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앞으로 더 거세질 외제차 공세에 국산차가 도대체 어떻게 대처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산차 제작업체들은 국민적 안전이나 기술한국의 체면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도 가일층 결함없는 안전한 제품생산에 진력할 책임이 있다. 또 제작상 결함은 자진해서 공개적으로 수리해줘야 한다. 그것은 제조 업체가 당연히 해야할 도리이며 최소한의 기업윤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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