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호스트 수원시 우영희씨 가족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에 온 가족이 참여해 멋진 추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우리 집을 찾는 외국인이 오래동안 한국인의 따뜻한 ‘정(情)’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2동 신미주아파트에 거주하는 우영희씨(35)는 올해로 결혼 12년째로 남편 김용남씨와 딸 솔, 아들 지훈이를 둔 평범한 주부.
우씨는 오는 6월5일 미국과 포르트갈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수원을 방문할 미국인 제임스 부자와 2박3일 동안 ‘함께 먹고 자고 다니는’4천여 홈 호스트의 주인중 한명이다.
우씨가 홈 호스트를 신청한 것은 말 그대로 ‘애국심’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봉사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우씨는 월드컵경기가 수원에서도 열리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처음에는 객지에 나온 관광객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걱정해 우리보다 형편이 어려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홈 호스트를 신청했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아 미국인을 맞이하게 됐다.
“재밌을 것 같아요. 교회에서 호주사람들과 자주 접할 기회가 있어서인지 외국인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제임스 부자와 만날 날이 기다려지고 흥분되는 걸요.”
30평 남짓한 우씨의 아파트는 평범하다. 최근 장만한 최신형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를 빼곤 장롱·장식장·텔레비전·세탁기 등이 모두 신혼때 살림 그대로다. 특별히 유난을 떨지않고 있는 그대로 평범한 한국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우씨가 홈 호스트에 참여하기까지는 우여곡절과 안절부절도 있었다.
월드컵 개최 D-40일을 앞둔 최근 갑작스럽게 집이 팔린 것이다. 집을 팔고 새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게 됐다는 기쁨도 잊은 채 우씨는 낯선 땅 한국에서 미아(?)가 될 제임스 부자가 걱정됐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씨의 아파트를 산 새 집주인이 잔금을 지불하기 어려워졌다며 당분간 전세로 살아주면 않되겠느냐고 사정해 우씨 내외는 두말않고 그러기로 했다.
“D-30일 이죠?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친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수원갈비는 물론 불고기·김치찌개·비빔밥 등을 맛나게 대접하고 싶어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도 함께 돌아볼거구요 ”
막내 지훈이(송정초등 2학년)는 동갑내기 리틀 제임스에게 자기가 다니는 학교를 구경시켜 주고싶다고 벼르고 있고, 큰 딸 솔이는 그동안 갈고닦은 체르니 30번의 피아노 연주 솜씨를 뽐낼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원인 남편 김용남씨(42)는 “평범한 우리 집에 외국손님을 맞게 돼 영광”이라며 “따뜻한 마음을 전해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은 봉사의 기회가 생겨 너무 행복하다는 우씨와 그의 가족이 바로 민간외교사절이자 보이지 않는 진정한 애국자란 생각이 들었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수원시 대신운수 택시기사들
“외국관광객에게 문을 열어주는 등의 친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무뚝뚝하거나 불친절한 느낌을 없애야 합니다.”
30일 오전 9시20분 수원시 권선구 매교동 대신운수 사무실앞에서 이 회사 노조 부위원장인 문창호씨, 이병렬, 김정태, 최장복씨 등 택시기사 9명과 수원시청 교통지도계 박영선 계장, 박형선씨 등이 월드컵을 앞두고 친절서비스 향상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택시기사 이병렬씨(52)는 “월드컵의 성공은 기초질서에서부터 비롯된다. 교통질서는 나부터라는 인식하에 뒤처진 교통질서를 개선해야 한다. 보행자에 대한 배려와 신호준수, 정지선 지키기, 미터기 사용 등의 생활화로 외국인에게 선진 교통문화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월드컵을 앞두고 수시로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행자들도 횡단보도 등 교통문화를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계장은 “택시의 위반행위를 분석해 보면 운수업체나 운수종사자는 승객에게 친절한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불편함이 없이 도착하게 해야 하나 승객위주가 아닌 운수종사자의 마음대로 운행해 오는 교통수단이 돼 버렸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부위원장 문창호씨(41)는 “택시안에서의 흡연과 난폭운전을 삼가하고 자가용처럼 청결하게 하며 무엇보다 직업의식, 프로의식을 갖고 일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 될 것”이라며 월드컵 성공적개최를 위해 나설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수원시가 지난 2001년 택시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786건이 적발돼 전년도의 407건보다 무려 93%나 늘어났다.
특히 단속건수중 불친절이 23%인 1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승차거부가 22%인 174건, 부당요금이 18%인 142건, 제복 미착용이 12%인 91건, 도중하차가 6.1%인 48건, 기타 19%인 149건으로 나타났다.
버스도 마찬가지로 혼잡한 도심에서는 신호를 제대로 지키지만 한산한 도로에서는 습관적으로 위반하고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는 33%에 그치고 있으며 운전중 휴대폰 사용, 흡연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시는 월드컵경기의 성공적 개최 및 문화관광도시로서의 많은 내·외국인의 방문에 따라 친절함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지난 3월부터 4월말까지 시내버스 7개사 1천973명, 택시 29개사 3천300여명 등 5천300여명의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월드컵 대비 친절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체별 순회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외국관광객들이 승차할 경우 밝은 미소로 대하는 등의 친절서비스는 기본교육이고 한차원 발전된 교육을 통해 모두가 수원시를 홍보할 수 있는 문화사절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수원시의 월드컵 3대 역점사업인 홈호스트·홈스테이, 세계 유일의 1인1의자갖기 운동, 세계인이 감동하는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과 수원의 기본적인 현황을 숙지하게 됐다.
/정근호기자 g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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