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부재, 국민은 불안하다

소름이 끼친다. 이 나라에 정녕 민생치안이 존재하는지 허탈하다. 신용카드 빚을 갚기위해 승용차를 택시로 위장해 3일 동안 여성승객 5명에게서 금품을 빼앗고 목졸라 살해한 엽기적 연쇄살인 사건이 또 일어났다. 여성 5명중 2명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몇십만원의 돈을 뺏으려고 저지른 연쇄살인의 대담성과 잔인성이 또 한번 우리를 전율케 한다.

최근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꼬리를 잇고 있어 비상령이 내려진 상황에서도 범인들이 수원 용인 등지를 누비며 범행을 저질렀으니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치안상태에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요며칠 사이에 보도된 몇가지 사건만 살펴봐도 우리의 치안상태가 어느 정도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의왕 승용차 남녀살인 방화범들의 31차례에 걸친 강도 살인사건을 비롯,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변의 20대 남자 토막사체 유기사건, 공기총 여섯발을 머리에 맞고 숨진채 하남에서 발견된 여대생 살해사건, 그리고 자동차 수원지점 영업 여사원의 실종사건 등은 오늘의 치안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치안력의 확보다. 택시인줄 알고 탄 선량한 시민이 무고하게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치안부재의 책임은 당연히 정부가 져야 한다. 더구나 흉악범 2명이 용인시 기흥읍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승용차 번호판을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으나 감시소홀로 1명이 달아나 얼빠진 경찰의 모습을 또 드러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수갑도 채우지 않은 채 범인들을 순찰차 뒷좌석에 태웠다가 출동 경찰관이 범인들의 승용차를 살펴보러 간 사이 순찰차를 탈취당했다. 경찰관이 출동할 때는 어떤 상황이라도 대비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것은 치안유지자로서의 기본이다. 그러함에도 용인경찰서 산하 파출소 경찰관은 2명 1조로 출동해야 하는 수칙을 어기고 1명만 출동했다가 타고 간 순찰차를 어이없게도 범인들에게 빼앗겼다. 순찰차에서 내릴 때 시동을 끄고 차 열쇠를 뽑도록한 근무수칙도 어겼다. 한달 전 수원중부경찰서 경찰관들이 범한 실수의 재판이다.

다행히 추격전 끝에 1명은 잡았으나 1명은 놓쳤으니 경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동안 경찰당국이 범인검거 및 호송에 대한 교육훈련을 어떻게 실시했는지 의아스럽다. 경찰은 이제 민생치안의 요체가 범죄예방과 범죄발생시 즉각적인 범인검거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