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또 히로뽕을 복용하고 윤락녀와 성관계를 갖는 생활을 계속하다 붙잡힌 것은 생각할수록 한심하다. 언론에 보도된대로 박씨는 2000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용산, 청량리 등지 사창가를 돌며 11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몸에 주사했다고 한다. 이제 박씨는 히로뽕 투약혐의로만 다섯번째 처벌을 받게 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관이나 집에서 보통 3회 연속 윤락여성과 함께 히로뽕 주사를 맞고 성행위를 했으며 그때마다 수백만원씩 ‘화대’를 지불했다고 하니 보통 탕아가 아니다.
1989년 처음 히로뽕에 손을 대 구속된 그는 1998년 네번째로 구속된 다음에는 공주치료감호소에 입소, 1년간 전문 마약 치료를 받으며 재활 노력을 열심히 하여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이번 일로 시쳇말로 ‘혹시나’가 ‘역시나’가 됐다.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배려로 전자제품 부품용 산화철 생산업체 부사장이 된 박씨가 또 ‘백색 유혹’에 빠진 것은 지난 날 우리 사회가 그에게 너무 관대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과 부모(박정희·육영수)의 비극적 죽음 등 ‘비운’을 고려해 감옥에 갇힐 때마다 선처한 게 잘못됐다는 말이다.
체포 당시 박씨는 “히로뽕의 너무나 강렬한 마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며 구치소로 향하기 전 수사검사에게 “검찰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마약의 덫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하니 기가 차다. 또 관용을 바란다니 가당치 않은 망상이다.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다고 해서 그 아들이 특혜나 특권을 누릴 근거는 추호도 없다. 이 땅의 수 많은 아들 딸 중에는 서럽게 억울하게 부모를 잃은 경우가 허다하다.총탄을 맞고 숨진 것만 비극은 아니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과 범부의 아들이 무엇이, 어디가 다른가. 지만씨의 나이가 지금 44세다. 유치원생, 초등학생이 아니다. 아내와 자녀가 없다고 하여 박씨를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결혼 안하고, 결혼 못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박정희·육영수 두 사람은 타계하여 모르겠지만 누나인 박근혜 국회의원만 애꿎게 어려움에 처했다. 딱하게 됐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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