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최근 부천시장 후보로 선출된 후보를 교체키로 결정하면서 부천지역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상향식 경선’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98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 부천지역 4개 지구당이 실시한 부천시장 후보경선에서 김옥현 전 도의원이 404표를 획득, 334표를 얻은 현 원혜영 후보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으나 중앙당에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교체되는 파동을 겪었고, 4년 뒤인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교롭게도 한나라당이 이와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다.
한나라당 부천지역 4개 지구당은 지난달 9일 시민참여 경선제를 도입해 실시한 부천시장 경선에서 이강진 후보가 449표를 획득, 400표를 획득한 임해규 후보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으나 중앙당에서 ‘시장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후보교체를 결정, 논란을 빚고 있다.
중앙당 관계자는 “후보교체의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고 중앙당 홈페이지 ‘여성나라 게시판’에 관련 글들이 올라와 있다”고만 언급했다. 연유가 어찌됐든 한나라당 부천지역 4개 지구당 위원장들은 이번 후보교체 사태에 대해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강진 후보의 개인신상에 관한 문제는 이미 경선 이전에도 거론됐다는 점에서 후보등록에 앞서‘후보검증 절차’를 철저히 밟은 뒤 경선을 치렀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선을 통해 경쟁력있는 후보선출을 위해 시민참여경선제를 도입했다’는 호언장담은 후보교체 파동으로‘공수표(空手票)’가 돼 버렸다.
더욱이 98년과 2002년 2차례에 걸쳐 여·야 부천시장 후보경선을 지켜본 부천시민들에겐 특정 지구당위원장의‘낙점’을 받지 않을 경우 상향식 공천은‘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불신만 키운 채 선거결과에만 연연하는 우리의 잘못된 정치풍토에 대한 씁쓸한 뒷맛만 남길 뿐이다. /부천=강영백기자 kyb@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