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지역의 ‘지뢰’에 대한 경각심이 너무 부족해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4월 9일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두릅을 캐고 돌아가던 민간인 6명이 중경상을 입었는가 하면 4월 17일에는 파주시 월롱면 영태6리 농지에서 트랙터로 논을 갈던 농민이 지뢰를 만지다 사고를 당했다.
그동안 지뢰 공포는 항상 있었다. 1999년 8월에 연천군 대광리 차탄천 일대에서 집중호우로 유실된 대인지뢰, 대전차지뢰, 기관총탄, 수류탄 등 40여발을 수거한 일이 있고, 파주시 민통선 북방 농경지에서는 6·25 당시 매설됐거나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폭탄 등 50여발의 폭발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포시 사우동 장릉산엔 1956년 미군이 주둔하면서 산 정상에 위치한 기지방어를 위해 매설한 플라스틱 대인지뢰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민통선 해제지역인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 보현산 일대 50여만평에 수천개의 대인지뢰가 별다른 관리도 없이 방치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일도 있었다.
이렇게 지뢰가 매설돼 있는 실정인데도 국민들마저 대부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민통선 출입 영농민과 농사 도우미들의 출입이 잦아지고 또 도라선역 개통 등으로 민통선 북쪽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지뢰사고의 위험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0년 9월부터 시작된 경의선 남쪽 복원공사에 동원된 건설인력은 하루 40여명으로 남북연결공사 때도 비슷한 규모의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 하루 두차례 운행되는 통일열차를 이용해 도라선역을 찾는 관광객이 하루 200∼300명에서 관광벨트가 개발되면 더욱 늘어날 것이다.
현재 파주시의 경우 민통선 출입이 임진강 통일 대교를 비롯한 다리 3곳에서 통제되고 있지만 연천군은 통제 초소들이 곳곳에 있어 주변 산으로 몰래 들어가는 민간인을 일일이 막기 어렵다고 한다. 더구나 출입을 통제하는 군 장병들에게 심하게 항의하는 민간인들이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당국은 2만명으로 추산되는 민통선 지역 출입 농민들을 대상으로 지뢰 위험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특히 불필요한 각 지역의 지뢰 제거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국민들도 당국의 통제를 이해하여 지뢰사고 예방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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