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농생명산업고 정효정양

102세나 된 증조할머니를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구김살 없이 생활하고 있는 여고생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용인 농생명산업고등학교 3학년 정효정양(17)이 바로 그 주인공.

서울 상계1동에서 정석영씨(48)의 둘째딸로 태어난 정양은 초등학교 당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져 아버지가 아파트 수위를 하며 근근히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별을 하면서 언니는 어머니를 따라갔고, 정양은 아버지를 따라 증조할머니만 홀로 계시는 아버지의 고향 안성시 대덕면 죽리 초가삼간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마저 당시 94세나 된 거동이 불편한 증조할머니를 맡겨두고 집을 떠나 어쩌다 한번씩 들려 정양은 이때부터 가장 아닌 가장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정양은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할머니 식사에서부터 빨래 등 모든 가사를 책임지면서도 광덕초교와 안성 명륜중학교를 졸업했다.

또 용인 농생명산업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고 점심을 준비해 둔 뒤 등교, 학교수업이 끝나면 인근 식당에서 일을 도와주고 저녁 늦게 귀가해서는 할머니 저녁을 차려주는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있다.

정양은 특히 식당에서 받는 얼마 안되는 돈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쓰면서도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새우젓과 생선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볼때마다 할머니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는 정양은 “취업해 할머니를 잘 모실때까지 건강하게 사시는게 꿈”이라고 말했다./안성=엄준길기자 jkeo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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