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카드업체의 사기행각신용카드 소유자에게 특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속여 가입비를 가로챈 할인회원권 업체의 사기행각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검찰에 따르면 12곳의 할인카드업체가 전화를 통해 각종 할인 특혜를 주겠다고 속여 7만1천여명의 고객 신용카드번호를 알아낸 뒤 가입비 명목으로 391억원을 부당 편취했다는 것이다.
이들 할인회원권 업체는 지방대행업체에 소정의 담보를 제공하고 신용카드사와 수기특약을 맺을 경우, 사용자의 서명없이도 대금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제도의 허점을 악용,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이들은 전화상담원을 고용, 사회경험이 부족한 20∼30대 학생이나 주부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할인 회원권을 발급한다면서 카드번호를 알아낸 뒤 가입비 명목으로 40만∼80만원 가량을 임의 결제해 왔다.
(주)Y베스트(부천) 등은 2000년 10월 자신의 회사 의류브랜드가 마치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인 것처럼 가장해 정모씨 등에게 자사 할인카드 이용시 각종 할인혜택을 준다고 속여 카드번호를 알아낸 뒤 38만 7천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 등 그동안 3만2천500명으로부터 14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신용카드 이용자들에게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휴대폰 이용요금을 비롯해 상품구매, 숙박·레저시설 이용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가입비 명목으로 5억3천만∼80억원 가량을 가로챘다고 한다.
한 업체의 경우 실제로 계약을 한 경우가 없음에도 전세계 4천800개 호텔 가맹점에서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등 70가지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속여 카드사용자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들 업체들은 가입비가 청구된 사실을 안 피해자들이 해약을 요구할 경우 고의로 전화를 피하거나 담당자를 바꿔가며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켜 스스로 단념하게 했는가 하면 소비자보호원이 개입되면 법정해지기간이 지났다며 과다한 해약금을 물리게까지 하는 등의 횡포까지 부렸다니 교활하기 짝이 없다. 특히 이런 유사업체가 전국적으로 1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확대될 경우 피해액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 소지자들은 신용이 우수한 사람만 회원이 될 자격이 있어 성명과 신용카드번호를 알려 달라는 전화가 오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해야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이번 사기행각을 계기로 허점이 드러난 수기특약제도를 시급히 개선함은 물론 자신의 신용정보 노출에 대해 스스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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