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 방송이 얼마 전 권력자의 아들이 부패에 빠진 이유를 집중 분석한 프로그램을 내보냈었다. 이날 ABC 방송은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의 아들 토미 수하르토가 ‘오입쟁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사생활이 문란했음을 밝혔다. 32년을 집권한 아버지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온갖 파렴치한 범죄를 일삼았으나 아버지의 집권이 끝나자 그는 대법원 판사를 살인토록 교사한 죄 등 8가지 범죄 혐의로 구금돼 있다.
세르비아 독재자의 아들 마르코 말로세비치 슬로보단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외국산 주류·약품·담배의 독점 매매 등에 관여해 떼돈을 벌었다. 지금은 아버지가 일급 전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르비아 외지, 혹은 러시아나 구소련 국가 중 어느 한 곳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전 대통령의 아들 장 크리스토프 미테랑은 ‘미스터 아프리카’라는 별명을 들었을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에 은밀히 관여했다. 앙골라 무기 판매와 관련하여 스위스은행에 180만달러의 계좌를 개설했는데 본인은 컨설팅 대가로 얻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뇌물죄로 기소됐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아들 우다이 후세인은 이라크에서 살인·강간·고문 등 각종 반인권적인 범죄를 저질러 국내외에서 원성이 자자하다. 우다이는 형제들과 함께 유년기 때 아버지의 지시로 사형수들을 공개 고문·처형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참관하여 야만성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권력자 아들들이 부정 부패의 길에 쉽게 빠져드는 이유를 ABC 방송은 “그릇된 자식 사랑이 권력자의 아들을 망친다”고 분석했다. “권력자인 아버지가 감싸고 돌면서 결코 나무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어제 16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두, 조사를 받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씨 모습에서 외국 권력자의 아들들이 연상되는 것은 불행한 노릇이다. 김 대통령이 아들들의 잘못을 알고도 감싸기만 했을 리는 없었을텐데 인생 말년, 정치 말년에 아무튼 딱하게 됐다. 이런 경우를 두고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는
모양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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