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公職 흔들림 없어야

선거 때마다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공직사회의 안정이다. 공직자들이 이쪽 저쪽 눈치나 보면서 괜히 서성대거나 무사안일에 빠지면 공명선거는 물론 행정의 일관성도 무너지고 만다. 공직사회가 흔들려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수없이 각종 선거를 치러왔음에도 아직 선거철만 되면 그런 현상들이 더하면

더했지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 여러 걱정들을 또 하게되니 딱한 노릇이다.

이제 한달 남짓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염려하는 것도 이같은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로 그 어느 때보다도 행정이완현상이 두드러질 때다.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의혹사건으로 정치판도 뒤숭숭하다. 그런데다 현직 도지사와 인천시장을 비롯한 일부 현직 기초단체장들의 출마 포기로 지방공직사회도 레임덕 현상이 일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이 덩달아 마음이 들떠 자리를 뜨는 등 공직사회가 술렁대고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심하게는 기강과 질서가 흐트러지고 유력 출마자에게 해당 지자체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매우 부정적인 측면의 편가르기 조짐마저 나타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미묘하고 복잡한 현실정치 상황에 얽혀 적잖은 공직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눈치만 살피느라 산적한 업무를 눈앞에 두고도 일손을 놓고 있기도 하다.

공직자가 제 할일은 않고 ‘인사’문제와 ‘승진’편익과 ‘연고’에 따라 이리 저리 기웃거린다면 그것이 바로 무사안일이요 기회주의·보신주의의 행동거지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행정의 비능률과 불합리한 업무처리, 그리고 행정공백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되면 친절과 봉사행정은 뒷전으로 밀리고 민원(民願)업무는 민원(民怨)의 대상이 되고 만다. 관료사회의 기강해이는 불법·탈법행위를 부채질하고 그로인해 사회기강마저 극도로 문란해지기 일쑤다. 당면한 경기진작에도 막대한 지장을 준다.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살림에 온 국민이 혼연일체로 뭉쳐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때에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 국기(國基)는 어찌 되겠는가. 공직기강이야말로 국가기강의 근간이다. 공직사회가 항상 공명정대하고 꿋꿋한 버팀목의 역할을 다한다면 우리사회 기강도 바로 설 것이다. 정치의 계절일수록 행정의 줏대는 꼿꼿해야 한다. 대권을 누가 잡고 누가 단체장에 당선되든 공무원 사회는 의연한 마음가짐으로 공복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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