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국회 후반기를 담당할 국회의장단을 비롯한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이 이번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주요 정당간에 이에 대한 논의가 크게 진척이 없어 현재로서는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스스로 정한 국회법조차, 그것도 국회 원구성을 위한 법 규정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이는 참으로 한심스런 노릇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운영위원장은 당연히 차지해야 된다는 주장이고, 민주당 역시 자신들이 차지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과반수가 미달하기 때문에 자민련이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어 자민련 역시 최소한 부의장과 일부 상임위원장을 차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당간의 국회 원구성을 위한 협상은 쉽지 않을 것 같으며, 이로 인하여 의장단 없는 식물국회가 될 상황이다. 월드컵 경기기간중 외국의 귀빈들이 많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회의장 없이 국회가 공백상태가 된다면 의회정치 국가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함으로써 여야 정당의 개념이 없는 현재 국회의 상황에서 국회 원구성은 국회 운영에 관한 일반 원칙과 여야간의 상식적인 차원에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우선 새로 개정된 국회법에 의하여 과거보다 권한이 강화된 국회의장은 입법 취지에 따라 의원들의 자유로운 투표에 의하여 선출되어야 한다고 본다.
개정된 국회법은 의장의 당적 이탈과 자유로운 투표를 명시하였으므로 이를 지키는 것이 순리이다. 공정한 국회운영을 위하여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을 명시하여 놓고 정당들이 소속당 국회의원을 의장으로 당선시키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닌가.
최근 국회는 거의 개점 휴업 상태이다. 임시회가 개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회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민생법안이 산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처리가 되지 않아 국민들의 비판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더구나 국회의장단 구성조차 못하여 민생법안 처리를 게을리 한다면 이는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이다.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기 전에 원구성부터 서두르기를 강력히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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