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을 앞다투는 ‘스포츠 강국’ 중국.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유독 축구에서만은 아시아에서도 2류 국가로 처지며 대접을 받지 못해 왔었다.
한국과의 대표팀간 경기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해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는 중국은 지난 58년 스웨덴 월드컵때부터 지역예선에 출전했으나 한국과 일본, 중동세에 밀려 한차례도 본선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러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 8천만 치우미들의 환호속에 44년만의 숙원을 풀며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은 94년 프로리그 출범으로 중국 대륙을 축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축구 꿈나무들을 브라질, 유럽 등지로 보내 선진 축구를 습득하게 한 결과 단숨에 아시아 정상권으로 발돋움 했다.
특히 유고 출신 보라 밀루티노비치가 99년1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감춰졌던 무한한 가능성을 꽃 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6년 멕시코와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아를 잇따라 16강까지 끌어 올렸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중국을 놀라운 조직력을 지닌 팀으로 변모시켰다.
4-4-2 시스템을 주로하는 중국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이 강점.
우청잉-판즈이-두웨이-순지하이로 이어지는 포백과 골키퍼 지앙진과 안치 등은 최종 예선 8경기에서 단 2골만을 내주는 ‘철벽수비’를 자랑했고 세련미가 떨어지긴 하지만 간판 골잡이 하오하이동과 양천이 이끄는 공격진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다만 미드필드에 ‘푸른여우’로 불리는 치홍을 제외하고는 내세울만한 선수가 없어 중앙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고 단순한 ‘킥 앤 러시’전법에 의존한다는 것이 아킬레스건.
중국은 지역예선때 한국과 일본이 주최국으로 빠지긴 했지만 2차 예선에서 카타르, 오만 등 중동의 강호들을 가볍게 제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다음부터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협회간의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불안한 행보를 보여왔다.
더욱이 브라질, 터키,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속해 결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나고도 협회의 외교력 부재로 올들어 세차례에 그칠정도로 변변한 평가전 한번 제대로 치뤄보지 못해 13억 중국인이 꿈꾸는 16강진출을 장담하긴 어려운 실정이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코스타리카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던 코스타리카는 12년만에 다시 밟는 본선무대에서 영광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코스타리카는 지난 2000년말 알렉산더 기마라에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한 강팀으로 변모,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다.
기본적인 전형으로 3-5-2 시스템을 사용하는 코스타리카는 주전 대부분이 유연하고 탄력있는 신체조건을 갖췄으며 좌우 미드필더들의 빠른 돌파와 수비에서 최전방 공격진에 이어지는 한방의 패스를 앞세운 역습능력이 뛰어나다.
마우리시오 솔리스, 로날드 고메스 등 미드필더들의 중거리 슈팅능력 또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물꼬를 터 주는 히든카드다.
코스타리카의 자랑은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활약중인 파울로 완초페와 롤란도 폰세카가 이끄는 최전방 공격진의 날카로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며 이를 입증하듯 북중미예선에서 완초페가 7골, 폰세카가 10골을 넣어 팀의 본선진출에 기여했다.
완초페는 민첩성과 골결정력이 좋은 191cm의 장신골잡이로 경기내내 어슬렁거리는 듯 싶다가도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보여주는 ‘킬러본능’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또 92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선발된 폰세카는 수비수들을 따돌리는 드리블능력과 예리한 헤딩슛이 장점으로 팀 공헌도 면에서는 오히려 완초페를 능가하는 선수다.
그러나 정작 코스타리카를 C조의 ‘복병’으로 꼽히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남다른 조직력 때문이다.
북중미예선에서 기용했던 선수가 28명에 불과할만큼 선수변동이 크지 않았던 코스타리카는 그중에서도 국내파 20명외에 유럽에서 뛰는 완초페와 고메스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해외파들은 인근 북중미국가 클럽팀에 소속돼 있어 꾸준한 소집훈련으로 조직력을 다질 수 있었다.
게다가 주전선수 중 완초페와 루이스 마린, 애롤드 월러스, 레이나르도 팍스 등 상당수가 19세·21세·23세 대표팀에서 함께 뛰어왔다는 것도 이들의 강한 조직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공격의 패턴이 완초페에게 집중되는 점이나 공수의 전환이 다소 늦다는 점, 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 보인 원정경기 부진의 징크스를 깨는 일 등은 코스타리카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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