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파업 자제해야

앞으로 8일 있으면 전지구촌의 축제인 월드컵이 개최된다. 이미 월드컵 경기를 위하여 잉글랜드 팀을 비롯한 많은 외국선수들이 속속 내한하여 캠프를 차리고 있으며, 오는 일요일에는 수원에서 한국팀이 프랑스팀과 평가전을 개최하여 더욱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내주 초부터는 외국관광객들도 대거 방한할 예정이기 때문에 한국은 그야말로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지구촌의 축제를 개최하는 우리나라는 외국 손님을 맞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하다. 정치권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고, 최규선 게이트 등 각종 비리로 인하여 검찰청에는 연일 비리 관련자 소환으로 야단법석이다. 이러한 때 노동계가 어제부터 부분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수선한 기분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준비한 월드컵이 개최되기도 전에 사회질서가 혼란을 겪고 있으니 과연 외국손님들이 한국을 어떻게 볼 것인지 염려가 된다.

5월과 6월중에 임금 및 단체 협상이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동쟁의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비록 월드컵과 같은 중요 행사가 있더라도 개별 사업장에서는 정상적인 노동활동의 일환으로 임·단협은 지속되어야 하며, 문제가 있을시 파업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월드컵이 개최되는 기간중에 파업을 강행하여야만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고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나 사용자 역시 노동계의 파업에 대하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나 사용자 측이 노동자들을 최대한 설득하여 파업 요인 해소에 최선을 다했다면 노동자 역시 지금과 같이 강경하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강경대처만이 능사로 생각하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 역시 문제이다.

지금은 우리 모두 자제하여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계도 정부나 사용자측만 탓하지 말고 파업을 자제하여 모처럼 온 외국손님들이 한국에 대하여 나쁜 인상을 갖지 않도록 해야 될 것이다. 노동계가 성숙된 시민의 자세를 보여줄 때 오히려 노동계의 입지도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도 노동계를 압박만 하지 말고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실제로 보여주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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