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평가전 관전기

온 국민이 이처럼 흥분하고 설레인 때가 있었을까. 수원 월드컵경기장 안팎에서, TV앞에서 온 국민이 환호하고 열광하며 ‘축구’ 하나로 뭉쳤다. 축구의 힘이 이렇게 위대한 지, 그 대단한 함성과 열기에 놀라웠다.

한국과 프랑스의 한판 승부가 열리던 날, 4만3천명이 들어찬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고 흥분된 축제의 장이었으며 감동의 물결이었다.

새가 날개짓 하듯, 세계속으로 비상하는 듯한 형상의 수원경기장은 맑고 푸른 하늘과 신록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었고, 그 속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수원 전역을 뒤흔들었다.

대낮부터 입장한 우리의 붉은 악마는 ‘대한민국’을 목청높여 외쳤고, 프랑스였기 때문에 더 뜨거웠던 관객의 응원 또한 붉은악마와 하나가 됐다.

월드컵이 개막되기 이전에 열린 경기지만 프랑스가 FIFA 랭킹 1위이고,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0대5로 완패했던 우리나라였기에 26일 한-프전은 마치 월드컵 결승전을 치루듯 필사적인 분위기였다.

지난해 한-불전이후 히딩크 감독의 한국 이름이 ‘오대영’이라는 오명이 따라붙기도 했지만 최근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전을 통해 상승무드를 타며 기량이 많이 향상된 한국선수들에 우리 국민은 정말 많은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연봉이 900억원이라는 세계 최고의 지단 선수에 기죽지 말라며 목이 터져라 손바닥이 부르터라 응원했다.

한골을 내주고 나서도 관중들은 흐트러짐없이 ‘힘내라’ 응원했고,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전반 25분 박지성이 한골을 넣었을 때는 모두 일어나 관중석이 떠나갈 듯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터뜨렸다. 감동과 환희의 순간이었고 ‘대한민국’의 목소리는 장내가 떠나갈 듯 했다. 설기현의 헤딩슛으로 2대1로 역전하는 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후반 들어서도 우리 선수들은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흥미진진한 경기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비록 이날 경기는 2대3으로 졌지만 한국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이긴 것이나 다름없는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 관중들은 경기장 관람질서에서, 관전문화에서 성숙된 경기장문화를 보여줬다.

이제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열리는 월드컵이다. 한국에서의 월드컵 개최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조그만 반도의 나라지만 우리 대한민국이 그만큼 세계속에 우뚝 섰다는 얘기다.

오늘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 함성과 열정으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온 국민의 힘을 모아 반드시 성공월드컵으로 치뤄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이연섭 문화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