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진출 32강 전력분석/에콰도르,이탈리아,크로아티

본선 진출 32강 전력분석/에콰도르,이탈리아,크로아티아

에콰도르

이탈리아, 멕시코, 크로아티아가 함께 묶인 G조에서 ‘초년병’ 에콰도르의 16강 진출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1926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됐지만 본선과는 거리가 멀었고 66년대회 예선에서 칠레와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며 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것이 그나마 본선에 가장 근접했던 성적이기 때문.

세계축구 양대산맥인 남미지역예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 축배를 들기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수 십명의 국민이 부상을 입기도 했던 에콰도르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해발 2천850m 고지대에 위치한 국립경기장의 홈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운좋게 올랐다는 평가와 그래도 강호들과의 원정경기에서 반타작에 가까운 승률을 거둘 만큼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에콰도르가 이번 한·일 월드컵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4만8천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을 건설하는 투자에서 보듯 자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축구발전의 원동력이 돼 이번 남미예선에서 9승4무5패로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의 성적으로 건국이래 첫 본선 티켓을 따냈다.

에콰도르는 지난 북중미골드컵에서 FIFA랭킹 78위의 아이티에게 일격을 당해 예선탈락, 다소 불안정한 전력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13일에는 FIFA랭킹 22위 터키에 1대0으로 승리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의외의 활약도 기대된다.

남미선수로는 드문 187㎝의 장신 아구스틴 델가도와 이반 카비에데스의 투톱이 위력적이고 주장 알렉스 아기나가가 노련미를 앞세워 중원에서 공격을 지휘한다.

특히 카비에데스는 본선직행 티켓이 걸린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천금같은 헤딩 동점골을 넣어 델가도와 함께 월드컵을 빛낼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4-4-2 시스템을 정착시키며 강력한 수비를 펼치다가 기회가 되면 델가도와 카비에데스에게 한번에 연결되는 역습이 빼어나며 플레이메이커 아기나가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공격이 매섭다.

에콰도르의 포백라인은 울리세스 데라크루스와 이반 우르타도가 지역예선을 통해 철통수비를 뽐냈으며 예선에서 모두 47개의 옐로카드를 받아 ‘전투적인’ 축구로 정평이 나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이탈리아

통산 15회 본선진출, 역대 월드컵 3회 우승, 월드컵 통산 랭킹 3위.

빛나는 전통의 축구강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는 지난 82년 스페인 월드컵이후 20년만의 정상탈환을 자신하며 그 어느 때보다 의욕에 차 있다.

카데나치오, 즉 빗장수비를 앞세워 세계축구를 호령해온 이탈리아의 현재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은 6위이지만 이번 한·일월드컵에서는 프랑스, 아르헨티나와 함께 당당히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미리보는 월드컵인 유로 2000 결승에서는 프랑스를 맞아 아깝게 역전패하긴 했어도 역대 최강의 위용을 과시해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탈리아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패배를 허용하지 않은 철벽수비에 있다.

이번 유럽 예선에서 강호 루마니아와 헝가리, 그루지아, 리투아니아와 한 조에 속했던 이탈리아는 최소 실점에 무패를 기록하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순조롭게 본선에 직행했다.

역대 최고의 사령탑으로 평가받는 노장 조반니 트라파토니(63) 감독의 용병술도 이탈리아의 우승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본 포메이션은 3-5-2 시스템으로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세우고도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것은 그만큼 수비와 허리간의 유기적인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반증한다.

천재 플레이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가 지휘하는 공격은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크리스티안 비에리, 필리포 인자기가 교대로 선봉에 선다.

파울로 말디니,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네스타가 지키는 스리백 라인에서는 A매치 121회의 최다 출장기록를 보유한 백전노장 말디니가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탈리아 전술은 빗장수비로 일관하다 기회가 나면 2선 침투를 통해 순식간에 득점을 노리는 것이 핵심.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실점 기회를 최소화하면서 ‘삼각편대’의 엔진인 토티가 스루패스로 전방에 볼을 찔러주면 비에리와 델 피에로가 공격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이탈리아는 대회마다 항상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에콰도르, 크로아티아, 멕시코 등 한 수아래의 팀들과 G조에 속해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크로아티아

91년 유고연방에서 분리된 크로아티아는 첫 본선 무대였던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단숨에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며 발칸반도의 강호로 떠올랐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98년 월드컵의 영광 이후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좌절을 맛봤고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막판에 간신히 티켓을 거머쥐어 다소 내리막길을 걷는 듯한 인상을 줬다.

사령탑은 미르코 요지치(52) 감독으로, 월드컵 예선도중 부진했던 팀을 맡아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면서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두 차례 국가대표팀간 경기를 갖어 1차전을 0대2로 패하고 2차전에서는 1대1로 비겼지만 최정예멤버가 총출동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전력을 100%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다보르 수케르 등 98년 월드컵 멤버와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급부상하고 있는 보스코 발라반 등 신·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공격에서는 알렌 복시치와 수케르가 최전방에 포진해 노장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수케르는 98년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올 초 독일 분데스리가에 새로운 둥지를 틀면서 마지막 축구열정을 불태우고 있고, 98년 월드컵때 예기치 않았던 부상으로 결장했던 복시치는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승부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들의 노련미에 신예 스트라이커 발라반 등의 패기가 어우러지면 전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불식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3-5-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는 허리에는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를 구심점으로 로베르트 야르니, 마리오 스타니치, 니코 코바치 등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고 수비라인은 로베르트 코바치, 스체판 토마스, 다리오 시미치, 보리스 지브코비치 등이 포진한다.

요지치감독이 내심 최고 기대하는 선수는 신예 발라반이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수케르의 활약에 힘입어 3위에 올랐던 영광을 이번에는 23세의 발라반이 대신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는 동시에 축구의 나라 크로아티아를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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