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비방 선거전 삼가라

이미 우려했던 대로 지방선거전이 초반부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광고를 이용한 비방전과 고소·고발로 시작된 경기·인천지역의 각당 후보들은 대선 후보등 거물급 인사들을 앞세운 정당연설회 및 거리유세에서도 원색적인 헐뜯기와 흠집내기로 선거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

민주당의 박상은 인천시장 후보는 신문광고를 통해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겨냥, 병역기피·룸살롱 경영·빠징꼬 투자 등을 적시하며 공격에 나섰다. 우선 사실 여부를 떠나 후보등록 첫날부터 건전한 정책대결 아닌 폭로전식 선거홍보를 과연 해야 하는지 비방전과 관련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신문 광고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박후보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고,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문을 옮긴 것이라며 한나라당측을 무고혐의로 맞고소 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고 있는 손학규(한나라당) 진념(민주당) 김준기(민노당)후보측도 병역문제·말바꾸기·토론회 불참문제 등과 관련 자질시비 등 상대방을 비난하는 성명전을 벌이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상대방의 건강문제 등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낯뜨거운 저질 폭로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책과 공약대결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 물고 늘어지는 구태적 인신공격이 역겹고 실망스럽다.

초반 선거전이 이 모양이니 앞으로 선거분위기가 더욱 격해질수록 어떠한 인신공격과 저질스러운 음해가 판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같은 혼탁양상이 선거운동기간 내내 지속된다면 누가 도지사나 인천시장 등 단체장에 당선 되든 과연 지역 살림을 맡을 주민대표로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는 12월 대선의 전초전이어서 각당이 사활을 걸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거결과는 대선의 향방이나 각당의 정국대처방식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최대 승부처가 될 도지사와 인천시장 선거는 서울시장 못지않은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중앙당 차원의 선거전이 매우 격렬하고 혼탁해질 공산이 크다. 깨끗한 선거를 위해선 중앙당의 지방선거개입을 최소화해야겠지만 한편으론 각 후보들이 스스로 법을 지키며 더 나아가 품위와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 자신이 개발한 공약과 청사진으로 공명정대한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페어플레이가 지방선거문화를 한단계 높이고 지방자치를 건전하게 발전시킬수 있음을 각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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