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황새’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은 지난 14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태극마크를 처음 단 지난 88년부터 14년간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온 황선홍은 아쉬움으로 점철된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 속에 ‘골결정력 부족’의 십자가를 홀로 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황선홍은 A매치 96회 출장, 50골이라는 수치에서 보듯 2경기당 1골 이상을 넣는 ‘정상급’ 페이스를 유지해왔고 자신의 4번째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환희와 좌절이 교차했던 축구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해 왔다.
특히 황선홍은 최근 후배들의 앞길을 터주기 위해 이번 월드컵이 끝난후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키로 결정해 팬들로부터 칭송의 대상이 됐고 후배들에게는 승리를 부추기는 무한한 자극제였다.
황선홍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과 94년 미국월드컵에 잇따라 출전하며 정상의 길을 걸었지만 프랑스월드컵 직전에 치른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엔트리에 들고도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는 좌절을 맛봤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 축구선수로는 전성기를 막 넘어 하향세로 접어들 나이였지만 그는 98년 7월 포항에서 일본프로축구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로 이적하면서 선수생활의 일대 전기를 맞았다.
지난 99년 J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황선홍은 일본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발판으로 34세의 나이에도 대표팀에서 가장 확실한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으며 월드컵 주전자리를 예약했다.
히딩크 감독 취임 후 황선홍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골을 넣어 한국의 2승을 견인했고 지난 3월 핀란드전에서 길디 긴 골가뭄을 해갈하는 2골을 작렬시켜 대표팀의 ‘킬러’임을 입증했다.
위치선정, 헤딩, 문전에서의 파괴력, 찬스메이킹 능력 등 스트라이커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는 황선홍은 최전방 원톱은 물론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가까운 ‘처진 스트라이커’까지 폭넓은 활용도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한국축구의 숙원인 16강 진출의 신호탄을 쏜 황선홍은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스트라이커의 교본’으로 자리할 전망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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