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갖가지 형태의 불법·탈법운동이 적발되는가 하면 합동 연설회 등에서는 인신공격과 비방이 난무하는 무차별 폭로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할 정책대결은 뒷전으로 밀린 채 상대 후보를 흠집내는 흑색선전이 판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선관위가 이번 선거와 관련 적발한 불법사례는 1천16건으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엔 하루 평균 20여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정당하고 적법하게 최선을 다해서 승패간에 후회없는 선거전을 치르려고 하기보다는 당선을 위해서라면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작태들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이 유감이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들이 중반전이 되면서 더 두드러 진다.
상대방 후보의 이름을 대면서 한표 부탁한다는 전화를 한밤중에 걸어 상대측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키는 방법이 등장하는가 하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듯 하게 꾸며 퍼뜨리는 흑색선전도 있다. 단체장 업무나 지방의정활동을 할 수 없을만큼 지병이 있다든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병역을 기피했다든지, 어떠 어떠한 전력과 학력은 가짜라든지 또는 악랄한 방법을 동원한 부동산 투기꾼이라든지 하면서 헐뜯는다. 여성 편력이 많은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몰아 붙이기도 한다. 다소 근거가 있는 경우라도 침소봉대되기 일쑤다.
비열한 방법이긴 하지만 진위를 잘 모르는 유권자에게는 먹혀들 소지가 있는 것이 흑색선전이다. 특히 40%가량 된다는 부동표의 경우 이런 흑색선전에 말려들 때 그릇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그같은 비열한 수법의 승리가 우리 모두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선거운동이 시작된지도 벌써 여러날이 지났다. 후보자에게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으로서의 결격사유나 비리가 있다면 그동안 충분히 드러났을 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까지 폭로한 의혹들을 재탕·삼탕식으로 부풀리거나 이제와서 새롭게 폭로되는 비리가 신빙성이 있을리 없다. 이런점에 유의하여 유권자들은 속지 말아야 한다. 속아서 표를 찍어준 결과 그들이 단체장에 당선되거나 지방의회에 진출하여 벌이는 작태가 어떤 것일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불행을 막는 길은 결국 유권자의 현명함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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