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월드컵’안되게 하라

올들어 처음으로 엊그제(5일) 도내 12곳에서 발령된 오존주의보가 어제 또 다시 발령돼 비상이 걸렸다. 의정부지역에서는 5일 시간당 평균 오존농도가 주의보 발령기준(0.12ppm)을 초과한 0.124ppm을 기록했다. 이어 평택·김포는 오후 2시, 수원·성남·구리는 오후 3시, 안양·안산·과천·고양·군포·의왕은 오후 4시를 기해 각각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월드컵 미국과 포르투갈 경기가 열린 수원시 권선동에서는 오후 3시 0.122ppm을 기록했고, 경기 시작 한시간 뒤인 오후 7시까지 주의보 발령이 계속됐다. 오존주의보 발령은 한국대표팀이 강호 폴란드를 격파, 본선 진출 반세기 만에 첫승을 올려 온 나라가 감동과 열광에 훔뻑 빠져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씁쓸하고 개운치 않다. 수원 등 수도권 공기를 이대로 두고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체면은 말할 것도 없고 선진국을 꿈꿀 수도 없을 것이며 삶의 질을 말할 수도 없다.

이미 알려진대로 오존은 대기중에서 햇빛에 의해 자연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들어 있는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류 등이 대기오염물질과 햇빛에 의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발생한다. 오존은 공기중 농도가 0.12ppm을 초과하면 호흡기와 눈을 자극해 기침이 나거나 눈이 따끔거리게 하며 심할 경우 폐기능 저하를 초래하고 특히 노약자나 심폐질환자에게는 큰 피해를준다. 오존 오염으로 인해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온 외국인들이 이같은 피해를 입게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그동안 ‘환경 월드컵’을 표방해 쾌적하고 청결한 대회가 되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강조해왔다. 월드컵 개최도시의 자동차 강제 2부제 실시도 교통난 완화는 물론 대기 오염원을 줄이자는 데도 목적이 있다. 오존발생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배출가스나 매연을 우선 줄여 보자는 궁여지책인 것이다.

이처럼 가장 직접적인 대기오염 개선방법이 배출원의 규제인데도 대기 오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것은 관계당국의 책임이 크다. 대기 오염의 주범인 매연단속은 60년대부터 해왔지만 아직껏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버스와 트럭들은 줄지 않고 있다. 이는 단속이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국은 우선 급한대로 운행자동차의 오염배출을 철저히 단속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업계가 기술적 측면에서 저공해 자동차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존 월드컵’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당국의 응급대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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