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때보다도 그 분위기가 과열 혼탁해져 이를 개탄하고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될 건전하고 성숙된 정책대결 보다는 상대방을 헐뜯기에 여념이 없었다. 유세장에는 실현가능성 여부도 확실치 않은 지역개발 공약들만 홍수를 이뤘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후보들이 내건 정책과 공약으로는 선택의 판단기준이 제대로 서지않아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망설이다 귀중한 투표권행사 기회를 잃거나 포기해서는 안된다. 투표참여와 함께 중요한 것은 투표권의 올바른 행사이다. 지방자치의 정착과 민주발전을 위해서 유권자들은 냉정하고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황폐화한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면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 그 기준은 인간성과 세계관과 지도력이다. 인간성을 가늠할 지역일꾼의 덕목은 정직·성실하고 흔들림 없는 신뢰성, 이기심에서 벗어난 공익성, 그리고 다양한 주장을 포용하는 조화성이다. 가문이나 학연·지연 등 개인적 이해관계가 아닌 인간됨됨이가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중엔 부동산투기로 떼돈을 번 사람, 파렴치 전과자, 항상 권력에 아부하며 이권을 추구하는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잘 가려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돈을 뿌리고 불법선거운동을 했거나 기성 정치인들 처럼 거짓말과 인기발언만을 능사로 하는 후보들에게도 쓴맛을 보여줘야 한다. 또 지방화시대의 일꾼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줄 아는 자율·자치의 조화로운 성품도 지녀야 한다.
지역일꾼에게 요구되는 또하나의 덕목은 시대의 요청과 역사의 순리를 터득한 세계관이다. 민주 자유 자치화를 요청하는 시대정신에 투철해야 하며 국제화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지역일꾼은 또 뛰어난 지도력을 갖추어야 한다.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워 이를 적시에 실천하고 그것이 미치는 파장을 예측하여 이에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
아직 마음속 결정을 내리지 못한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가기전 선거공보라도 다시한번 유심히 읽어보고 그간 직·간접으로 보고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 한표의 향방을 결정해야 한다. 이미 작정한 사람들도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를 거듭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지자제와 민주주의가 내 한표에 달려 있다는 긍지와 주권의식을 갖고 투표장에 나가야만 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