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이상 프랑스),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폴란드), 누앙쿼 카누(나이지리아), 파트리크 음보마(카메룬), 알바로 레코바(우루과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에서 화려한 명성을 날릴 것으로 기대됐던 스타들이 팀의 몰락과 함께 ‘종이 호랑이’였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참담하기로는 세계최고의 몸값을 받는 스페인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있는 지단이 으뜸이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에 이어 유로 2000,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석권, ‘트리플 크라운’의 조율사였지만 지난 달 26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친 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맥없이 벤치신세를 졌다.
그는 덴마크와의 마지막 3차전에 압박붕대를 감고 출장해 막판 투혼을 발휘했지만 기울어져가는 ‘거함’ 프랑스호를 막지 못했다.
이탈리아 1부리그 득점왕 다비드 트레제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득점랭킹 1위 티에리 앙리도 이름값을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주포로 나섰던 트레제게는 개막전에서 회심의 첫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는 비운을 겪은 뒤 뭔가에 홀린 듯 내리 3경기에서 골 직전에 주저앉았다.
앙리는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 전반 24분 심한 태클로 퇴장당해 3차전에서는 뛰지도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위해 나이지리아에서 폴란드로 귀화까지 한 올리사데베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8골을 뽑아내 D조팀들의 경계대상 1호였지만 한국과 포르투갈전에서 상대 수비수들에게 꽁꽁 묶여 침묵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을 나이지리아에 안겼던 골잡이 누앙쿼 카누는 ‘죽음의 F조’에 속한 나이지리아의 희망이었지만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에서 전반 10분만에 왼쪽 발목을 접질러 후반 2분 그라운드를 떠났고,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는 팀이 역전당한 뒤 후반 21분에 나섰으나 뚜렷한 활약이 없었으며 마지막 잉글랜드전에는 결장했다.
‘불굴의 사자’ 카메룬을 이끌던 32세의 노장 파트리크 음보마는 아일랜드와의 첫경기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선제골을 뽑아냈으나 16강진출에 실패한 팀과 함께 본선무대를 떠났다.
우루과이 레코바도 마지막 세네갈전에서 후반 44분 후배 비세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간신히 월드컵 본선 골맛을 보는데 만족해야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