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16강에 드디어 진출했다. 후반 25분 ‘그라운드의 늑대’박지성선수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내외동포 5천만의 함성이 일제히 하늘로 치솟았다. 안방에서 길거리에서 직장등에서 손에 땀을 쥐며 한국 대표팀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던 국민들은 감격의 환성을 터뜨렸다. 월드컵 출전사상 48년만에 16강진출의 위업을 이루면서 5천만 민족이 하나가 됐다.
월드컵축구대회에 신기원을 창출했다. 우리 수원출신의 박지성선수가 포르투갈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발 볼 콘트롤로 수비를 제치면서 때린 왼발 슈팅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어제 인천문학경기장서 가진 D조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과의 대전은 전반전 막바지 한동안 포르투갈의 비기기 작전으로 다소 박진감이 떨어지는듯 했다. 이날 같은 시각 대전에서 있었던 미국 대 폴란드 경기에서 미국이 뜻밖에 패색이 짙자 포르투갈은 한동안 수비에 치중하는 소극전을 벌였다. 그러나 한국팀은 후반전 들어 특유의 스피드로 미드필드를 더욱 압박, 빈공간을 만들어 돌파하는 측면 공격으로 포르투갈 진영을 심히 유린했다. 비록 승부는 1-0에 그쳤지만 내용은 압도한 경기였다. 갑자기 ‘죽음의 조’가 된 D조는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이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속에 한국은 2승1무 승점7의 조1위로 당당히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몇가지 주목할 점을 보였다. 월드컵 경기가 조별 리그전을 벌인지 40년만에 전 우승팀이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탈락하는 수모를 프랑스가 처음 당했는가 하면, 세네갈처럼 첫 출전에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는 기적이 생겼다. 축구강국 아르헨티나의 탈락 또한 36년만의 경이적 이변이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다.
이제 한국팀은 8강 진출의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는 18일 대전서 갖는 이탈리아와의 대전이 고비다. G조 2위로 오른 이탈리아는 멕시코 크로아티아 에콰도르와 벌인 객관적 전력에 비추어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우승후보로 꼽혔던 포르투갈을 침몰, 16강에 자력 진출한 자신감을 그대로 살리면 제아무리 축구 강국이라 해도 이탈리아 벽을 깨지못할 이유는 없다. 노장들의 숙련미, 신예들의 패기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조직력과 기동력의 제 페이스만 살리면 승산은 충분하다. 한국 대표팀에 국민의 이름으로 끝없는 영광과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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