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창과 창의 정면 승부’ 북중미의 오랜 라이벌인 미국과 멕시코가 17일 오후 3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6강전에서 격돌한다.
미국은 우승후보라던 포르투갈을 꺾은 이후 천신만고끝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반면 멕시코는 전 대회 3위인 크로아티아를 누르는 등 2승1무의 호성적을 거두며 조 1위에 올랐다.
북중미 축구를 양분해온 이들은 역대 전적에서 멕시코가 28승 8무 10패로 크게 앞지르고 있지만 최근 실력은 엇비슷하다는 평가다.
상대를 너무도 잘 아는 양 팀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번씩 승패를 주고 받았으며 지난 4월 평가전에서는 클린트 매시스의 결승골로 미국이 1대0으로 승리했다.
86년 홈 무대에서 8강의 성적을 낸 멕시코는 미국을 제물삼아 8강 이상까지 오른다는 야심이고 미국도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어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양국 모두 신예와 노장의 조화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누구의 예봉이 더 날카로울 지도 관심거리다.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5분만에 2골을 내주며 조직력 와해를 드러냈던 미국은 플레이메이커 클로디오 레이나의 정교한 패스가 살아나고 다마커스 비즐리, 랜던 도너번 등 ‘젊은 피’들이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찬스를 열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또 발빠르고 득점 능력도 갖춘 브라이언 맥브라이드, 매시스, 도너번 등을 최전방에 번갈아 투입하는 혼란작전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멕시코는 쿠아우테모크 블랑코와 하레드 보르헤티의 투톱에 발빠른 헤수스 아레야노를 배치해 노쇠한 미국의 수비라인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 수비의 핵인 노장 제프 어구스가 발이 느린 탓에 조별리그 3경기에서 상대 공격수를 묶지 못해 여러차례 실점을 자초했고 왼쪽 주전 수비수인 프랭키 헤지덕이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또 개인기에서는 다소 앞선다고 보고 오밀조밀한 패스로 과감한 중앙돌파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브라질-벨기에
‘삼바축구’ 브라질과 ‘붉은 악마’의 원조 벨기에가 8강 티켓을 놓고 17일 오후 8시30분 고베에서 맞붙는다.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에 개근한 브라질은 통산 최다 우승기록(4회)을 보유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양강’으로 꼽혔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포르투갈마저 이변에 희생되면서 마지막 대안으로 떠올랐다.
벨기에는 통산 11번째이자 6회 연속 본선에 오른 ‘유럽의 감초’.
남미와 유럽의 자존심이 걸린 이 경기는 난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은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3R 공격편대’에 호베르투 카를루스와 카푸의 좌·우 날개까지 띄워 시작부터 총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은 호나우두가 변함없이 득점포를 가동하고 히바우두와 호나우디뉴가 벨기에 수비망을 헤집는다면 경기는 의외로 쉽게 기울 수 있다.
밤베타, 데니우손, 루이장 등 주전급 후보들로 구성된 예비 전력이 실로 막강한 것도 브라질의 숨은 강점이다.
다만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5골을 넣고도 2골을 내준 허술한 수비 조직력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스콜라리 감독은 안데르손 폴가-에드미우손-루시우로 스리백을 다시 가동할 전망이다.
브라질이란 거함에 맞서는 벨기에는 발끝에 한창 물이 오른 노장 마르크 빌모츠와 빠른 발을 지닌 음보 음펜자가 콤비를 이뤄 브라질 골문을 위협한다는 복안이다.
또 러시아와의 경기에서처럼 음펜자가 묶이면 헤딩이 좋은 웨슬리 송크가 조커로 기용돼 반전을 꾀할 예정.
수비의 체력만큼은 브라질보다 더 견고한 벨기에는 일본을 상대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성공시킨 빌모츠의 노련미와 함께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요한 발렘의 감각적인 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무주공산’이 된 이번 대회에서 내친 김에 정상을 노리는 브라질과 86년 멕시코대회 이후 첫 4강에 도전하는 벨기에의 승부는 수비가 허리와의 교감을 통해 얼마나 실점 요인을 줄이느냐에 따라 힘의 균형이 깨질 전망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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