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8강신화 만들어낸다

“66년 북한이 이룬 기적을 재현한다.”포르투갈을 꺾고 상승세를 타며 당당히 16강에 오른 태극전사들이 역대 전적 ‘절대우세’의 이탈리아를 상대로 66년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뤄낸 기적같은 8강 진출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역대 대표팀간 경기(성인·청소년·올림픽대표 포함)에서 한국은 1승3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한국축구가 이탈리아와 첫 대면을 한 것은 지난 78년 한국국가대표팀과 이탈리아 클럽 볼로냐의 친선경기에서다.

당시 함흥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던 한국은 볼로냐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고 이후 82년 클럽선발팀과의 경기에서는 4대2, 83년 제노아와의 경기에서는 3대1로 승리, 클럽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우세한 전적을 남겼다.

그러나 클럽팀과의 경기에서와는 달리 대표팀끼리 맞붙은 경기에서는 그리 좋은성적을 내지 못했고 특히 월드컵 무대에서는 이탈리아와 단 한차례 격돌해 아쉽게 패한 기억을 안고 있다.

81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서 한국은 최순호(현 포항감독)가 2골을 터트린데 힘입어 이탈리아를 4대1로 격파했다.

그러나 87년 캐나다에서 열린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는 이탈리아의 카펠리니 마시밀리아노, 갈로 파비우에게 골을 내줘, 0대2로 완패했다.

또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한국은 이기형이 1골을 넣었지만 ‘강호’ 이탈리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입증하며 1대2로 무릎을 꿇었고,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도 허정무와 최순호가 득점했지만 2대3으로 패했었다.

그러나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절대 우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역시 ‘한민족’에 대해 그리 좋은 기억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당시 돌풍을 일으킨 북한에 일격을 당해 0대1로 패하면서 8강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됐던 것.

이미 36년이나 지난 “옛 이야기”이며 이탈리아 선수들 역시 격분한 팬들이 이탈리아대표팀을 쓰레기 더미로 환영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하는 한국기자들의 질문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역대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이탈리아인들의 가슴속에 아직도 응어리로 남아 있을 지 모를 이 ‘사건’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기억시키기 위해 “북한의 8강신화를 재현하자”고 외치며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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