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8강, 이젠 4강으로 간다

2-1, 대역전극의 명승부였다. 연장 90분에 걸친 용호상박의 대혈투였다. 한국축구는 마침내 이탈리아팀을 ‘집으로’ 돌려 보내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역시 세번의 월드컵 우승국다운 저력을 보였으나 한국팀의 파상공세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리는 당당히 감격의 8강고지에 올라섰다.

경기 초반의 페널티 킥 실축, 이탈리아 코너킥에 상대를 놓쳐 내준 헤딩슛 실점, 이런 것들을 새삼 말할 이유는 없다. 우리측 수비는 이밖의 결정적 위기를 타이트한 밀착방어로 여러차례 선방하고, 공격은 수차 이탈리아 문전을 위협했으며, 이탈리아 공격 또한 좋은 찬스를 수차 놓쳤다. 이같은 내용이 엮어져 형성되는 게임을 두고 앞으로를 위한 참고의 반성은 있어도 탓은 부질없다.

후반전 44분 설기현 선수의 왼발 슛은 드디어 목말랐던 동점골을 이루면서 게임종료 막바지에서 한국팀을 기사회생 시켰고, 연장 후반들어 날린 안정환 선수의 회심에 찬 슈팅은 대역전극을 장식하면서 초반의 페널티 킥 실축을 멋지게 만회했다.

한국에 불패의 승리를 다짐한 이탈리아 벤치와 선수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넋을 잃은채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운듯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외신은 “월드컵을 새로 써야 할 믿기 어려운 기적이 이루어졌다”면서 한국 선수들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한국팀은 이로써 우승 후보국 킬러의 성가를 얻었다. 오는 22일(토) 가질 스페인과의 4강 진출전도 결코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일찍이 월드컵 무대에서 비긴바가 있고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객관적 전력 또한 충분히 파악됐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은 400만명의 길거리 응원단을 비롯한 5천만 내외 동포의 뜨거운 폭발적 성원에 아주 화려하게 보답해 주었다. 투혼의 승리며 기량의 승리며 스피드와 조직력의 승리여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공동개최국으로 아깝게 터키에 0-1로 덜미를 잡혀 8강 진입에 실패한 일본도 우리의 승전보를 축하한 것은 아시아 축구가 유럽축구를 잇따라 연파한 아시아축구의 개가로 보기 때문이다. 연장전까지 가는 대접전은 순간 순간이 피를 말리다시피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거머쥔 승리는 월드컵 사상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한국축구의 자존심이다.

국민적 성원은 갈수록 더욱 뜨겁다. 8강벽을 깨고 4강 진입의 대 기적 창출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대표팀의 노고에 아낌없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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