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직사회의 선거후유증이 걱정스럽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으로 경기도와 인천시 등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대대적인 인사태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돼 공직사회가 술렁이는 것도 그렇지만 더욱 우려되는 점은 단체장이 교체될 지자체 공무원들이 당선자의 눈치를 보며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행정공백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가 공식선거 전부터 일찌감치 과열돼 지방행정이 어수선했는데 선거가 끝나고도 다시 이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선거 때 당선자에게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생부 명단이 나돌고 반대로 논공행상·줄서기에 따른 특혜인사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출마하지 않았거나 낙선해 퇴임할 단체장이 막판 자기사람을 챙기기 위해 무더기 승진 및 전보인사를 한 경우까지 나타나 당선자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또 낙선한 단체장이 이권성(利權性)민원 등 밀린 결재를 한꺼번에 처리한 뒤 휴가채비를 하고 있어 단체장이 없는 일선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우려되고 있다. 이미 단체장이 교체될 지자체에선 현직 단체장 측근으로 분류된 고위공직자들이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고, 그외 간부들과 하위직 공무원들도 업무를 제쳐둔 채 인사정보 파악에 매달리고 새로운 연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추진하던 사업도 당선자를 의식, 중단된 상태다. 아래 위 가릴것 없이 근무태만은 물론 무책임·무소신·무기력 등 ‘3무’현상에 당선자 눈치보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공직자들의 마음이 딴 곳에 가있으면 행정이 제대로 될리 없다.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며 국가기관의 근간으로서 언제나 국민전체에 봉사하고 책임지는 공직자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단체장 교체를 앞두고 어수선하다고 해서 이쪽 저쪽 눈치나 보며 무사안일과 적당주의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나라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표류하고 있으며 단체장 교체로 공직사회가 어수선할수록 공직자들의 솔선수범과 흔들림 없는 공직수행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당선자들은 업무인수 과정에서 유능하고 성실한 공직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큰 관심을 갖고 힘써야 한다. 또 단체장 교체 기간에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되면서도 철저한 인계인수가 이루어지도록 신·구단체장간의 자발적인 협조와 감독기관의 철저한 감독 및 지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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