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 ’빗물과 눈물’ 뒤섞였다

일본 열도는 18일 빗물과 눈물이 섞여내린 아쉬움과 통한의 하루를 보냈다.

일본 대표팀이 이날 ‘토루코(터키)’에 일격을 당해 8강진출에 실패하는 순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공동 개최국으로 본선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해 온 일본의 국민들은 눈물과 장탄식을 쏟아냈다.

북한에 이어 아시아 2번째 월드컵 8강신화의 금자탑을 쌓겠다던 일본열도의 야심찬 꿈이 여름을 재촉하는 장맛비 속에 아련히 사라지자, 시합이 열린 미야기경기장, 도쿄 요요기의 국립경기장, 시부야의 카페, 각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국민들은 아쉬움에 말을 잃었다.

일본팀이 이날 전·후반을 통해 결정적 골찬스에서 뒤지지 않았고, 비교적 견고한 수비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코너킥에 의한 헤딩슛 한방으로 8강의 길목에서 주저앉은데 대해 일본 국민은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게다가 일본의 신문과 방송은 이날 경기에 앞서 며칠전부터 이미 8강에 선착한 세네갈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할 정도로 터키전에 대한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던 탓인지, 이날 ‘트루시에 재팬’의 8강진출 무산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각종 TV 프로그램에는 축구의 문외한인 연예인들까지 대거 출연해 “터키는 강하지만 반드시 이긴다”며 성원을 보냈지만, 대표팀이 끝내 8강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하자 낙담하는 빛이 역력했다.

일본의 축구전문가들은 이날 경기가 수중전으로 치러지게 되자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일본이 호주와의 수중전 끝에 나카타 히데토시의 결승골로 승리한 적이 있다”며 ‘기상조건’에도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NHK 진행자들은 일본팀이 전반 선제점을 내줬음에도 불구, 경기 내내 “수비는 뚫리지 않았다, 기회는 아직 많다”며 끝까지 일본팀에 성원을 보냈다.

일본 국민들은 경기 후 차차 냉정함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두번째 월드컵 본선진출만에 16강에 들었다는 점도 무척 큰 수확”이라며 일본대표팀이 보여준 그간의 분투를 높이 샀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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