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강신화 전문가분석

이날 승리의 원인은 한마디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고추장투지’와 후반 공격수를 5명으로 늘려가며 승부수를 띄운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이 이뤄낸 쾌거다.

한국은 전반 초반 안정환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선수들의 몸이 갑자기 무거워졌고,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종전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빠른 측면돌파와 한박자 빠른 패스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또 비에리에 선제골을 내준 후에는 실점을 만회하려는 급한 마음에 잦은 패스미스와 무모한 슈팅으로 8강 진출 전망을 어둡게 했다.

그러나 후반들어 선수들의 기량이 서서히 정상 궤도를 되찾고 전반전에 막혔던 빠른 측면돌파와 패스웍이 살아나기 시작,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좀처럼 터지지 않던 동점골이 설기현에 의해 터진 것은 히딩크 감독의 히든 카드가 적중한 것.

어차피 0대1로 지나 0대2로 패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 홍명보를 빼면서 차두리를 투입, 공격에 5명을 포진시키는 초강수를 뒀고 결국 이것이 적중했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전반 페널티킥 실축과 잦은 실책으로 국민들의 비난을 산 안정환을 끝까지 교체하지 않고 신뢰해 결국 골든골을 만들어내는 ‘보은’을 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다.

연장 후반 8분 설기현의 실수로 빼앗겨 가투소에게 1:1의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지만 이운재가 선방, 결국 위기를 넘기며 승리를 안겨준 계기가 되었다.

4만관중과 전 국민의 성원을 잊지 않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준 전 선수들의 투지도 돋보였다./박동규 경기대 축구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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