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 격파한다

숙명의 일전이다. 오늘 오후 3시30분 갖는 한국 대 스페인의 8강전을 승리로 이끈다. 스페인과는 월드컵 무대에서 일찍이 조별 리그 두번, 그리고 이번 8강 토너먼트서 세번째 만난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서는 일방적으로 당한 1패, 1994년 미국 월드컵선 2 대 2 무승부에 이어 이젠 우리가 승리를 거머쥐며 설욕할 차례다. 미국 대회에 이어 우리의 홍명보 황선홍선수, 스페인의 이에로 루이스 엔리케 등이 또 격돌한다.

히딩크 감독은 누구보다 스페인 축구를 잘 안다. 이번 대회에서 보인 스페인 전력 또한 파악됐다. 스페인 역시 한국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그들도 우리를 알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 카마초 감독이 펼칠 전술, 비장의 카드가 주목된다. 김태영 등 상당한 수의 선수들 부상이 부담이 되지만 저쪽도 라울 등의 부상 선수들 출전이 불투명하다. 우리측은 엔트리가 다 주전급인 강점이 있다. 이민성 이을용 차두리 등 선수는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간 대접전에 풀로 뛰어 체력회복이 덜 됐거나 다친 선수들과의 대체 병기로 손색이 없다. 차두리 선수는 폭발적인 가공할 돌파력으로 몸싸움이 능해 노쇠한 스페인 측면 공략에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의 4강 진출을 유력하게 보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세계의 축구 전문가들이며 외신등 스포츠 언론이다. 이는 기적이 아니다. 실력이 따르지 않는 기적은 불가능하다. 그동안 한국축구가 몰라보는 가운데 성장한 잠재력과 수준을 거듭 차례차례 확인하는 무대가 이번 월드컵 대회다. 오늘은 바로 이러한 한국축구의 날이다.

길거리 응원이 500만에 이를 것이라 하고 600만명일 것이라고도 한다. 주말이다 보니 여느 때보다 더 할 것은 틀림이 없다. 주말 오후가 대 스페인 전 한판에 쏠려 온 나라가 터질 지경으로 어쩔 수 없이 흥분하는 것은 우리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광도 질서있는 열광이 아름답다. 외국의 언론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가운데 꼽는 것 중 하나로 스탠드 응원의 ‘붉은 악마’를 말한다. 그토록 열정을 뿜으면서도 질서 정연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길거리 응원 또한 마찬가지다. 과불급(過不及)이라고 했다. 지나친 흥분을 자제할 줄 아는 슬기가 있으면 좋겠다. 스페인 축구는 아무래도 이탈리아보단 아래이나 투지는 우리와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격전이 불가피하다. 우리 선수들이 피닉스같은 투혼으로 스페인함대를 밀어 붙이면서 전천후 미사일을 쏘아 대는 침착성을 살리면 승산은 충분하다. 투혼과 침착성을 거듭 당부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