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수방대책은 챙겨야

월드컵 경기의 열광속에서도 일상 생활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코 앞에 다가온 장마(24일께부터 시작)를 앞두고 올해도 예외없이 수해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하지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수해가 우려되는 위험지역이 여전히 곳곳에 널려 있고, 집중호우 때마다 피해를 보아온 상습재해 지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거의 무방비 상태로 장마를 맞게 돼 수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지역의 경우 양평군 청운면 흑천 수해복구 공사 4㎞ 구간 중 1.6㎞ 구간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으며, 남양주시의 사릉천 복구공사도 사업비 지급 지연으로 배수문 16곳 중 5곳만 완공된 상태다. 이처럼 도내에는 수해 위험지역 51곳 중 27곳이 아직까지 수방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역도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1천600여가구가 침수됐던 굴포천의 범람을 막기 위한 방수로 공사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고, 인근 부평공설묘지 30여m 높이의 가파른 절개지가 방치되어 있는 등 수해위험지역이 3곳이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겪는 수해를 당국이 충분히 예견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함에도 장마철이면 하늘만 쳐다보며 물난리를 걱정해야 하니 한심하기만 하다. 종전의 크고 작은 수해를 보면 대부분 사전대비 미흡으로 줄일 수 있는 피해규모를 더 키운 경우가 많다. 천재에 인재까지 겹친 때문이다.

책임있는 행정당국이라면 과거를 교훈삼아 철저한 점검과 대비로 그런 어리석음을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올해도 수해대비에 많은 허점을 드러낸 채 장마철을 맞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큰 비가 쏟아지면 앉아서 재앙을 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기상청은 올 장마가 예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되지만 지난해 처럼 곳에 따라 게릴라성 폭우와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각별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당국은 아직도 끝내지 못한 수해복구공사를 서둘러야 함은 물론 대형공사장과 택지개발지 등 수해 취약지역 및 시설물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대비해야 한다. 재앙은 항상 방심하는 사이에 찾아온다. 월드컵 경기로 온 나라안이 들떠있고, 지방자치단체장 교체기에 공직사회가 어수선할수록 정신차리고 챙길 것은 제대로 챙겨야 한다. 장마가 이틀 앞으로 닥친 만큼 가용재원과 인력 장비를 최대한 동원, 재난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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