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당선자는 ‘히딩크’ 정신을

오는 7월1일 각급 자치단체장에 취임하는 당선자들에게 히딩크의 실력주의를 말하고자 하는덴 이유가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당선자를 비롯, 시장·군수 당선자들은 벌써부터 논공행상 인사에 골몰하는 것으로 들린다. 선거에 공을 세운 측근을 심고자 하는 당선자들 의중과 한자리를 달라는 선거운동원들의 빚아닌 빚독촉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심히 우려되는 현상이다. 이때문에 직업공무원 사회가 불안해 하는 것은 자치행정이 의도하는 본 취지가 아니다. 차라리 관선자치 때보다 못하단 소리가 이래서 나온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한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앞으로 당선자의 인사권이 용인되는 별정직 등에 한해 기왕이면 실력도 겸비한 측근을 기용하는 것까지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직의 직업공무원들까지 이른바 줄서기를 감안한 인사를 위한 인사를 하는 것은 이만저만한 전횡이 아니다. 전임자들도 그랬으므로 가능하다는 생각은 당치않다. 이런 관행은 더이상 거듭되어선 안되는 악폐이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이 단체장으로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그것이 어떤 자리든 공공성을 지닌 지역사회, 지역주민의 것이지 단체장 개인의 것은 아니다. 이를 마치 무슨 전리품처럼 행사해서는 그 폐해가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게 돌아올 뿐만 아니라 당장 단체장에게 돌아간다. 선거기간 중에 다짐한 공공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단체장에 대한 충성심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단체장을 제대로 보필할 수 있는

실력주의가 요구된다.

세계가 상상을 불허한 월드컵 4강위업을 창출해낸 히딩크 감독의 성공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근원적인건 실력주의에 의한 선수선발에 있다. 과거 대표선수 선발에 왕왕 없지 않았던 외압 정실등을 과감하게 배제한 그의 실력위주 선발과 용병이 마침내 국내외에 신선한 충격의 파란을 일으키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논공행상 인사는 아무리 잘한다 하여도 어차피 만족이 있을 순 없다. 당선자에게 나름대로 기여를 자칭하는 엽관배 부류들에게 불만을 사기는 매한가지다. 당선자들에게 충심으로 충고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소신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거운동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어떤 형태의 도움을 얼마나 받았던 간에 이젠 잊는 결단을 가질 차례다. 이런 결단을 갖지 못하고 끌려 다녀서는 주변에 아부꾼의 경쟁만 심화해져 결국 자신의 임기를 망치는 것은 필연적 사실이다. 당선자들이 진실로 자역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면 히딩크의 실력주의 용병술을 타산지석 삼는 혜안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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