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山
스포츠 위업엔 평가가 따른다. 필연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4강신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세계의 언론들이 흥분했다. “한국이 월드컵에 새역사를 만들었다.”(미국 CNN) “한국의 놀라운 모험 계속된다.”(영국 BBC) “이번엔 독일이 흔들릴 차례다.”(프랑스 르몽드) “굴하지 않는 정신의 승리다.”(영국 로이터) “아시아 축구의 신기원을 이룩했다.”(중국 신화사) “한국 당당히 4강에 오르다”(일본 마이니치) 4강
위업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외신의 평가는 이밖에도 많다.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등은 FIFA(국제축구연맹)가 모두 세계 랭킹 10위권 안에 꼽은 상위권의 축구 강국이다. 한국은 40위다. 40위의 한국이 D조 경기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미국을 포함, 다섯경기를 치른동안 2실점에 그친 불패의 파란속에 준결승전에 올랐다.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FIFA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던 아시아축구가 세계축구의 본류에 합류한 것은 한국만의 자랑이 아니다. 일본 중국 중동 등에 가능성을 일깨운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축구 열강에게는 기존의 판도에 자만심을 더 이상 허락지 않는 엄청난 충격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의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에 가기까지는 독일의 ‘전차군단’을 넘어야하는 큰 장벽이 있다. 그런데도 요코하마에서는 벌써부터 한국팀을 기다리는 응원단의 활약이 시작됐다. 재일교포들 뿐만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조차 이에 나선 것은 한국축구의 개가를 아시아축구의 승리로 보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축구는 마치 종착역을 모른채 무섭게 돌진하는 성난 열차와 같다. 16강의 당초 목표를 넘어 8강, 4강에 이르고도 결승을 향해 마냥 멈출 줄 모른다. “나도 우리 선수들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이다.
세계의 평가속에 유독 스페인만이 우리의 승리를 힐난하는 것은 치졸하다. 히딩크도 스페인전서 심판에 불만을 갖고 웃옷을 벗어 내던진 적이 있다. 스페인은 판정을 탓하기 앞서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라면서 분패한데 대해 깊은 위로를 보낸다.
한국팀의 돌진은 종착역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기왕 내친김에 저만큼 보이는 무게 5kg의 순금 우승컵을 거머쥐면 좋겠다. 국민들의 열광적 성원은 갈수록 더욱 가열돼 용광로처럼 불 탄다. 월드컵이 있어 6월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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