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행사부터 민의 수렴을

내달 1일 민선 제3기가 출발한다. 지난 13일 제3회 동시지방선거를 통하여 당선된 도지사·시장·군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를 이끌 지도자들은 새로운 민선3기를 준비하는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임된 단체장들은 업무가 계속되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겠으나, 경인지역의 경우, 도지사와 인천시장은 물론 시장·군수 구청장 상당수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은 업무 인수·인계와 취임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도정을 비롯한 시·군업무가 차질 없이 인수·인계되어 민선3기가 주민들의 축복 속에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비록 낙선하여 단체장을 떠나는 시장이나 군수들도 재임시 지역에 가졌던 애정을 후임자에게 차질 없이 물려주어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해야 될 것이다. 선거때 경쟁관계로 인하여 야기된 앙금이 있겠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화해를 통하여 무리 없이 업무가 인수·인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취임하는 단체장들은 21세기의 지방화시대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지역발전을 위한 각오가 대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일부 단체장들의 취임식 준비 상황을 보면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보다는 오히려 취임식 행사와 같은 외형적 행사 위주의 취임식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어려운 선거를 거쳐 당선의 영예를 차지하였고, 또한 지역사회를 이끌 지도자이기에 많은 지역주민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는 하나 과연 수천명이 참석하는 호화판 취임식을 해야 권위가 더욱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일부 시·군에서는 단체장 취임식을 대형 체육관에서 무려 3천여명을 초청, 대규모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는 초청인사 연락 업무로 인해 사실상 다른 업무를 팽개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멀쩡한 시장실 집기를 고가품으로 교체하느라 수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가. 과연 그런 단체장이 취임하면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여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펴게 될지 걱정이다. 선거때 주민을 위하여 일하겠다던 일꾼의 자세를 잊지 말고 봉사자로서의 일을 해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민의를 수렴하여 검소한 취임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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