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빚을 꼭 갚겠다.”94 미국월드컵대회에서 독일에 패해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태극전사 3인방이 8년전 빚을 갚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3명의 태극전사 중 8년전 독일전에 출전했던 선수는 골키퍼 이운재와 황선홍, 홍명보 등 모두 3명.
당시 2무승부를 기록중이던 한국은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전반 3골을 내리 허용한 뒤 후반 추격전을 폈으나 2골을 넣는데 그쳤고 결국 같은 날 볼리비아를 꺾은 스페인에 밀려 조 3위가 되며 귀국 짐을 싸야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이운재와 홍명보, 황선홍은 전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상대로 결코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비록 졌지만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냈었다.
당시 대표팀의 막내였던 이운재는 최인영, 박철우 골키퍼와 함께 출전했으나 스페인, 볼리비아전에서는 줄곧 벤치를 지켰었다.
독일전 전반 당시 주전 골키퍼인 최인영이 클린스만과 리들레에게 3골을 내주고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이운재는 독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운재가 골문을 지키는 사이 황선홍과 홍명보는 각각 1골씩을 터트리며 끝까지 독일의 덜미를 잡기 위해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것.
또 스페인, 볼리비아전에서 단 한 골도 기록못해 비난에 시달리던 황선홍은 후반 7분 박정배가 패스한 볼을 왼발로 컨트롤한뒤 오른발로 골키퍼 일그너의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밖에 스위퍼였던 홍명보는 공격적인 전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김호 감독의 지시에 따라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수행하며 후반 추격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홍명보는 후반 18분 독일 수비수 콜러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잡아 마테우스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려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장본인.
이미 8년이 지났고 당시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멤버 중 벤치를 지켰던 골키퍼 올리버 칸을 제외하고는 모든 멤버가 바뀌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8년전 뼈아픈 패배를 기억하며 안방에서 맞은 설욕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