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黨

민주당은 결국 지방선거 패배 인책은 실종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실질적 당권을 장악했다. 8·8 재·보선의 공천도 후보의 선대위 중심으로 하고 당운영도 맡는 것은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당의 공식기구는 사실상 뇌사 상태로 정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후보 신임을 재·보선 후에 묻겠다고 했으므로 재·보선을 노 후보 중심으로 치르는 게 일견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함정이 있다. 예를 들어 재·보선지구 10곳을 석권하는 완승이거나 석권 당하는 완패로 끝나면 신임, 불신임 해석은 간단하다.

그러나 반타작이거나 반타작에 가까울 땐 보는 견해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재·보선은 민주당 한나라당 할 것 없이 완승 완패는 있기가 어렵다.

또 다른 이론이 나올 수 있다. 결과가 좋으면 몰라도 나쁘면 나쁜 어떤 경우이든 노후보가 쉽게 후보를 내놓을 전망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의 특기인 말바꾸기 말꾸미기로 선대위 중심의 당 운영을 계속 고집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묻혀버리는 것처럼 재·보선의 패배 책임 역시 실종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메인 게임은 대통령선거지 지방선거나 재·보선이 아니라고 내세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있다.

노 후보의 이런 단계적 연명책이 후보 교체론을 얼마나 무마시켜 나갈 것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당의 핵분열 가능성을 얼마나 막을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만약에 후보를 사퇴해야 하거나 당에 금이 갈 지경이 되면 노무현 자신이 정계 개편을 먼저 들고 나올 것이란 전망이 있다. 노무현 카드로 가는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항해는 이래저래 도사린 암초가 많다. 오는 대통령선거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돌연 변수가 적잖다.

노무현 중심의 민주당은 DJ와 어떤 입장 정리를 모색하는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시든 노풍이 다시 불지는 의문이다. 사후약방문이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노풍이란 것도 진원지는 민주당 당내 바람이었다. 참다운 대통령후보의 자질과 자세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새삼 생각케 한다. 노무현 당의 8월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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