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아깝다. 요코하마의 우승컵이 저만큼 보이는 준결승전서 좌절당했다. 독일 ‘전차군단’을 꺾지 못한 것은 분패다. 후반전 30분 중앙돌파로 당한 0-1, 아깝긴하나 여한은 없다. 우리 대표선수들은 잘 싸웠다. 잘 싸워도 너무 잘 싸웠다.
그토록 무섭게 돌진하던 승승장구의 기세, 코리아 돌풍은 비록 준결승전서 멈추고 말았지만 4강진입의 신화 창조는 불멸의 위업이다. 승부가 어떻든 독일팀도 고전했다.장신에 높은 서전트 점프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의 득점 시도는 매우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수비진의 밀착방어도 대부분의 고공폭격 위력을 무산시키곤 하였다. 상대방을 유인해 빈공간을 만듬으로써 허점을 찌르는 역습전술은 축구의 항용병법이다.
그런데도 서로가 이를 살리지 못했다. 주력을 뒷받침 할 수 없었던 게 원인인 것은 누적된 양팀의 피로가 덜 풀린 탓이다. 스피드와 조직력을 무기화한 공격은 측면돌파, 중앙돌파의 세트플레이 등이 있으나 작전이란 적중할 때가 있고 불발될 때가 있다. 체력소진, 수비주효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한국대표팀은 대체적으로 미드필더를 공유하는
활약을 보였으나 독일팀 문전에서 결정적 작품을 만드는 정교한 세트플레이엔 제약을 받곤 했다. 압박축구가 비교적 먹혀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문전을 심히 유린하면서도 득점으로 이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일 뿐이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외신이 꼽은 우승 후보국 다운 면모를 충분히 보였다. 이번 대회는 세계적 강팀들의 무덤이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이 일찌감치 탈락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팀이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유럽팀 콤플렉스에서 유럽팀 킬러로 떠오른 것은 큰 수확이다. 비록 마지막 남은 독일을 누르는덴 실패했지만 한국축구의 성가는 여전히 빛을 뿜고 있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의 경이적인 성과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수출확대의 문호가 열렸다. 세계가 다시 한번 한국을 달리보는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보았다. 무엇보다 국민화합의 구심점을 이룬 것은 더 말할 수 없는 큰 성과다. 국민화합의 폭발적 에너지는 곧 자신감의 표출이다. 무한의 가능성을 우리는 새롭게 확인했다. 우리 대표팀은 오는 29일 대구경기장서 3,4위전을 갖는다. 대표팀의 마지막 선전을 기대하면서 열띤 국민적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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