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독일이 30일 오후 8시 요코하마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대망의 FIFA컵을 놓고 맞붙는다.
21세기 첫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이날 경기는 ‘삼바축구’의 화려한 개인기와 ‘전차군단’의 탄탄한 조직력이 월드컵 사상 처음 충돌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일하게 월드컵에 개근한 브라질은 ‘3R’로 불리는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삼각편대를 앞세운 파상적인 공격축구로 통산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려 하고 있고 이에 맞서는 독일은 골키퍼 올리버 칸을 중심으로 한 수비 조직력과 단번에 득점으로 이어지는 속공을 통해 4번째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이날 결승은 특히 8차례씩 우승컵을 나눠가진 남미와 유럽간 힘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은 물론이고 3파전으로 압축된 호나우두(6골)-히바우두-클로세(이상 5골)의 득점왕 레이스와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과 최고 골키퍼에게 주는 ‘야신상’ 등 각종 개인상도 가려 별들의 자존심 대결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브라질이 독일에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
남미예선에서 사상 첫 탈락 위기를 맞았던 브라질의 저력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는 수비 조직력이 특유의 개인기와 맞물리면서 시너지효과를 낸 데 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때만 해도 11골을 넣고도 3골을 내줬으나 벨기에, 잉글랜드, 터키 순으로 맞붙은 결승토너먼트에서는 5득점에 1실점만 기록해 한결 달라진 공수짜임새를 과시했다.
대회 최다인 4어시스트를 기록한 플레이메이커 발라크가 경고누적으로 빠져 공격에 누수가 생긴 독일은 8강 진출을 목표로 본선에 나섰다가 결승까지 올랐기에 ‘져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자세다.
독일의 유일한 카드는 압박이다.
득점포 클로세가 5골에서 발이 묶여 있는 독일로서는 한국과의 4강전에서처럼 육박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압박으로 3R의 공세를 허리에서 차단한 뒤 번개같은 속공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기습 외에 기대만 할 전술이 없다.
다만 수비만큼은 브라질에 비해 나은 게 위안거리.
골키퍼 칸은 조별리그 아일랜드전에서 내준 동점골이 유일한 실점일 정도로 신들린 선방이 압권이고, 수비형 미드필더 2명과 찰떡 궁합을 이루는 스리백도 뚫기가 쉽지 않다.
결국 ‘창과 방패’의 대결로 요약되는 대망의 결승전은 득점왕을 노리는 호나우두의 발끝과 야신상 내정자 칸의 손끝에서 명암이 갈라질 공산이 큰 셈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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